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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사 n알뜰폰' 개수 제한 추진…셈법 복잡해진 이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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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2알뜰폰' 초과 제지 법안 발의

공격적 사업 추진하던 KT·LGU+는 난감해져

이통사 독과점 우려하던 알뜰폰 업계는 환영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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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진주 기자] 알뜰폰시장에서 KT와 LG유플러스의 '1사 2알뜰폰(MVNO)' 진용이 갖춰지면서 통신사 별 알뜰폰 자회사 수를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알뜰폰시장이 이통3사 경쟁의 확장판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알뜰폰 업계는 환영하고 있지만 이통사마다 알뜰폰시장에 임하는 이해관계가 달라 규제 강화 법안에 따른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1사 n알뜰폰' 법안 발의

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통사의 MVNO 자회사 숫자를 대통령령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KT계열(스카이라이프ㆍ엠모바일), LG유플러스(LG헬로ㆍ미디어로그) 등 '1사 2알뜰폰' 체제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통신사가 알뜰폰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제지하는 내용이다.


법안의 핵심은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개수 상한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의 지배력이 알뜰폰시장까지 전이되는 것을 막고 중소 사업자들을 보호해 주류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현재 알뜰폰 사업 확장을 제한하는 규제는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사 자회사들이 알뜰폰 사업을 신청할 때 이통3사 점유율이 5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등록 조건만 두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체 알뜰폰시장에서 이통사 자회사가 차지하는 가입자 비율은 37%, 매출은 65%에 달한다.


김영식 의원은 "통신사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어 시장의 공정경쟁이 저해되고 있다. 알뜰폰 사업의 공정경쟁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법안에는 의무도매제공 사업자를 SK텔레콤뿐 아니라 LG유플러스, KT로 확대하도록 하는 안도 담겼다. 현행법은 도매제공 기한을 3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과기정통부는 일몰 때마다 법을 개정해 도매제공기간을 연장해왔다. 이 밖에 이통사가 도매대가 산정 때 회피비용(이통사가 이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때 회피할 수 있는 비용) 차감을 허용한 부분을 삭제하고 도매제공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도매대가 협상은 과기정통부가 위임받아 진행하고 KTㆍ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준하는 도매대가를 개별 사업자와 협약해 정한다.


셈법 복잡해진 이통3사

향후 시장지배력 규제 변화에 따라 통신3사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통사들의 알뜰폰 망 점유율은 5(LG유플러스)대 3(KT)대 2(SK텔레콤) 수준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옛 CJ헬로비전) 인수 후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발판삼아 등 공격적으로 알뜰폰 사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알뜰폰 사업에 적극적인 LG유플러스와 KT로선 개수 제한 법안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는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 방향과도 차이가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통 자회사들이 알뜰폰시장 확대에 기여했음에도 이런 부분을 간과하는 것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알뜰폰 업계는 법안을 환영하고 있다. 이통사 자회사들의 독과점을 우려해왔던 데다 알뜰폰 제도의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알뜰폰 스퀘어 개소식에 참석한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이 "이통사 자회사의 알뜰폰시장 점유율을 낮추고 3년 내 사업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낸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 자회사 수가 자꾸 늘어나 상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한다"면서 "도매의무제공 일몰 규정과 회피비용 조항을 없애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알뜰폰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의 근본 도입 목적은 이용자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고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라는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종합적 관점에서 살펴야 하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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