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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없애려는 ‘베를린 소녀상’, 의회가 영구설치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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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청이 철거 명령을 내렸다가 현지 반발로 철거가 보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미테구의회가 결의안을 통해 ‘영구 존치’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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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열린 도심 집회의 소녀상과 시위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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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1일(현지 시각)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했다. 독일 녹색당과 좌파당이 공동결의한 결의안은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머물 수 있는 방안을 구의회의 참여하에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의원 31명이 참여한 표결에는 찬성표 24표, 반대표 5표가 나왔다. 결의안에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명령을 철회하고 당초 내년 8월 14일이었던 설치기한을 내년 9월 말까지 6주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프랑크 베르테르만 의장(녹색당)은 표결 이후 “성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의 소녀상 보존을 위한 결의안이 다수결로 의결됐다”고 말했다. 틸로 우르히스 좌파당 구의원은 의안 설명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2차 세계대전 중 한국 여성에 대한 일본군의 성폭력이라는 구체적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쟁이나 군사 분쟁에서 성폭력은 일회적인 사안이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로,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면서 “평화의 소녀상은 바로 그 상징”이라고 했다.

이날 미테구의회 앞에선 한국인, 독일인 30여 명이 소녀상 영구 설치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아리랑을 부르면서 소녀상이 영원히 미테구에 존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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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현지 시각)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시민들이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당국의 철거명령에 항의하기 위해 미테구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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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독일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의 허가를 얻어 지난 9월 28일 유동 인구가 많은 거리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지난해 7월 미태구청은 소녀상이 국제적인 전쟁에서 피해 여성의 인권을 다룬다는 점에서 설치를 허가했다.

하지만 아흐레 만인 지난 10월 7일 미테구청은 “14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소녀상을 뜯어내겠다”고 코리아협의회에 통보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독일 정부에 항의한 것을 비롯해 일본 측이 전방위 외교전을 벌인 결과였다. 미테구청은 철거 명령을 내렸던 근거로 소녀상에 새겨진 비문(碑文)이 일본을 자극해 독일·일본 간 외교 관계를 해친다는 점을 들었다.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해 독일인, 교민, 현지 시민단체 등에서 반발이 확산됐고, 미테구청은 지난 10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논란이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당분간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의 항의를 받아들여 철거를 명령했다가, 독일 내에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당분간 그대로 두기로 번복한 것이다. 미테구청 측은 이어 “법원이 (소녀상에 대한) 기본적 평가를 할 때까지 어떠한 다른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독일의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이 일제히 소녀상 철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민당 소속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 부부도 소녀상 철거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소녀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는 지난 10월까지 6000명 넘게 서명했고, 그중 3분의 2가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이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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