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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법무부 장관은 누가 감찰하나-추미애와 감사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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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청구) 대상자에 대한 징계청구사유 미고지 및 소명기회 미부여 등 절차의 중대한 흠결로 인해 징계청구, 직무배제, 수사의뢰 처분은 부적정함."

어제(2020년 12월 1일) 오후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발표한 법무부 장관에 대한 권고사항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수사 의뢰 처분에 모두 절차상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입니다.

● "중대한 흠결…부적정" 법무부 감찰위 권고가 중요한 이유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권고는 강제성이 없습니다. 추미애 장관과 추 장관의 청구에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감찰위원회 권고를 따를 의무는 없습니다. 추미애 장관도 감찰위 권고가 나오자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충분히 참고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감찰이 진행되었다"며 감찰위의 지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사 추미애 장관과 징계위원회가 무시한다고 해도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권고에는 중대한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추미애 장관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대한 감찰 또는 감사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규정상 외부인사가 2/3 이상 참여하는 조직입니다. 그리고 추미애 장관은 장관이 된 이후 지난 4월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을 직접 위촉했습니다. 때문에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권고의 형식적, 실질적 객관성을 부정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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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9일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촉식 (사진 출처: 법무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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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로 이런 감찰위원회가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하고 수사까지 의뢰한 추미애 장관의 헌정사상 초유의 조치에 대해 "중대한 흠결"이 있고 "부적정"하다는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말 그대로 추미애 장관의 행위에 잘못이 있다는 것입니다. 공무원인 장관과 장관의 지시를 받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헌정 사상 초유의 조치와 관련해 "중대한 흠결"이 있는 "부적정"한 조치를 취했다면 당연히 감찰 및 징계 사유가 성립됩니다.

● 추미애 장관 등의 감찰규정 위반 의혹

그렇다면 추미애 장관과 장관의 지시를 받은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은 구체적으로 어떤 "중대한 흠결"을 남긴 것일까요? 추미애 장관의 법무부가 윤석열 총장 징계 청구 직전인 지난달 3일 개정한 '법무부 감찰규정'을 자세히 읽어보면,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 따져봐도 추미애 장관 등이 이를 위반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 여럿 있습니다.

첫째, 법무부 감찰규정 11조 1항 위반 의혹입니다.

▶ 법무부 감찰규정 제11조(수집한 자료의 처리) ① 감찰담당직원이 사정활동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는 신속히 감찰관에게 서면으로 보고하여야 한다.

추미애 장관이 임명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하급자이자 감찰담당직원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관련 사안 중 상당 부분을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패싱'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류혁 감찰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감찰담당직원이 사정활동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는 신속히 감찰관에게 서면으로 보고하여야 한다"는 법무부 감찰규정 11조 1항을 위반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은정 감찰담당관은 어제(12월 1일)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출석해 '추미애 장관의 지시로 류혁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장관에게 보고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이와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규정 위반 의혹을 넘어서 추미애 장관과 관련해 형사범죄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직권남용죄의 구성 요건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한 행위'입니다. 만약 추미애 장관이 박은정 감찰담당관에게 '류혁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말고 나에게 보고하라'라고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박은정 감찰담당관으로 하여금 법무부 감찰규정 11조 1항을 위배하라고 지시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도록 한 행위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 시민단체가 추미애 장관을 서울서부지검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규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와 별도로 추미애 장관 또는 박은정 감찰담당관의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한 감찰 또는 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둘째, 법무부 감찰규정 19조 1항 위반 의혹입니다.

▶ 법무부 감찰규정 제19조(조사결과의 처리) ① 비위조사결과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하여야 한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돼 이른바 '판사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법리 검토를 담당했던 이정화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서 '윤석열 총장의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의견이 무시됐다고 폭로했습니다. 감찰담당관실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자신은 분명히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서를 썼는데, 자신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법무부가 윤석열 총장에 대해 수사 의뢰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정화 검사는 자신이 제출한 보고서에서 '직권남용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대목이 징계 관련 기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삭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최종보고서"는 기록에서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정화 검사는 어제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출석해서도 "보고서가 징계 관련 기록에 편철되는 과정에서 해당 대목이 삭제됐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렸습니다.

만약 이정화 검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추미애 장관 또는 이 과정에 관여한 법무부의 누군가가 "비위조사결과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수사의뢰하여야 한다"라는 법무부 감찰규정 제19조 1항을 위반한 셈입니다. 이 역시 "중대한 흠결" 또는 감찰 및 징계 사유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정화 검사에게 보고서 내용 일부 삭제라는 '의무에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와는 별개로 말입니다.

셋째, 법무부 감찰규정 22조 4항 위반 의혹입니다.

▶ 법무부 감찰규정 제22조 ④ 감찰결과의 언론공표여부는 법무부장관이 법무부 감찰위원회 또는 감찰관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최종 결정한다.

추미애 장관은 11월 24일에 기자들 앞에 나서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결과를 직접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때까지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소집되지도 않은 상태였습니다. 추미애 장관이 감찰 결과의 언론 공표 여부와 관련해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의견을 들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감찰결과 발표와 관련해 추미애 장관에게 의견을 제시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찰 사안에 대한 보고조차 '패싱'당했다는 류혁 감찰관의 입장에 비춰볼 때, 추미애 장관이 감찰 결과 발표 이전에 언론 공표 여부에 대해 류혁 감찰관의 의견을 들었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만약 추미애 장관이 법무부 감찰위원회 또는 류혁 감찰관의 의견을 듣지 않고 감찰 결과를 언론에 공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면 "감찰결과의 언론공표여부는 법무부장관이 법무부 감찰위원회 또는 감찰관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최종 결정한다"는 법무부 감찰규정 22조 4항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습니다. 추 장관은 규정에 감찰위원회 또는 감찰관의 의견 "등"을 종합하라고 돼 있기 때문에 감찰위원회나 감찰관이 아닌 제3자의 의견을 들어도 된다는 취지로 주장할지 모르겠지만, 위 규정의 취지가 감찰위 또는 감찰관의 의견을 청취하라는 것이라는 점은 법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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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총장은 법무부가…법무부 장관은 누가 감찰하나?

이와 같이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중대한 흠결"이 있는 "부적정"한 조치라고 규정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직무배제, 수사 의뢰 조치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들이 법무부 감찰규정을 여러 차례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검찰총장의 비위 의혹은 법무부가 감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의 비위 의혹은 누가 감찰 또는 감사할 수 있을까요?

법무부 감찰규정을 검토한 결과, 법무부 장관의 규정 위반 의혹 등을 법무부가 스스로 감찰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 감찰규정 10조 1항에서는 이 규정에 근거한 사정업무의 목적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법무부장관의 인사권 행사에 참고할 기초 자료와 비위 첩보를 수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은 스스로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감찰규정 10조 1항에 비춰볼 때 법무부의 감찰 업무는 장관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청구할 권한도 법무부 장관이 가지고 있는데, 장관이 감찰 대상이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또한 법무부 스스로 장관을 감찰할 수는 없다는 해석의 근거가 됩니다.

● 국민감사 청구 대상이 된 적 있는 추미애 장관…이번에는?

그렇다면 법무부 장관의 비위 의혹은 어떻게 감찰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존재하는 국가기관이 감사원입니다. 감사원은 "행정기관의 사무와 공무원의 직무를 감찰하여 행정운영의 개선·향상을 도모(감사원법 제20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으로 설치 근거가 헌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때문에 감사원은 법무부 장관 또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의 직무가 부적정하게 이뤄졌는지 감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추미애 장관은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직무와 관련해 감사 청구의 대상이 된 적이 있습니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한변')'이 추미애 장관이 단행한 검찰 인사가 '학살 인사'라며 지난 9월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정권 관련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을 좌천시켰고 검사 인사에 앞서 검찰청법에 규정된 절차인 '검찰총장 의견 청취'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국민감사 청구란 공공기관의 사무가 법령 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 19세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의 연서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한변은 당시 최종적으로 1,140명 이상이 국민감사 청구에 동참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변은 지난달에 추미애 장관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가 기각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구성한 국민감사청구 심사위원회는 추미애 장관이 검찰 인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쳤다는 이유 등으로 감사 대상으로 삼기에 부적절해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직무배제, 수사 의뢰 조치에 대해 만약 국민감사 청구가 들어간다면 이번에는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추 장관이 위원장 등을 위촉한 조직으로서 형식적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추 장관의 조치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서 "부적정"하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실제로 법무부 감찰규정을 추미애 장관이나 감찰 담당 실무자가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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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윤석열, 드라마의 끝은 어디로?

이틀 뒤에는 추미애 장관이 청구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징계위에서 징계를 의결할 경우 윤석열 총장 측은 다시 한번 징계 처분 집행정지를 서울행정법원에 신청하고, 동시에 징계 처분 취소 소송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일각에서 예상하는 대로 해임 처분이 결정된다면, 해임 처분의 집행정지 여부가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임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는 직무배제 처분 등과는 달리 인용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률로 임기를 보장받는 공무원이라는 점, 따라서 만약 해임 처분의 집행이 정지되지 않아 해임 상태가 유지된 상황에서 윤석열 총장이 본안 사건인 취소 소송에서 1~2년 후 최종 승소하면, 그 시점에는 새로 임명된 검찰총장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복직을 둘러싸고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경우에는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할 때 판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당사자에게 불리한 처분을 잠정적으로 중단(집행정지)하지 않는다면 본안 사건인 취소 소송에서 승리하더라도 당사자 또는 해당 조직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별도로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추미애 장관과 감찰담당관실의 "중대한 흠결"과 "부적정"한 조치에 대해 지적한 이상, 어떤 방식으로든 추미애 장관 등의 법무부 감찰규정 위반 의혹에 대해 감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감사원이 본격적으로 감사에 착수한다면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추미애 장관이 물러나더라도 감사는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이끄는 감사원이 원전 폐쇄 의혹과 관련해 이미 물러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과 관련된 감사를 진행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추미애와 윤석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두 사람의 드라마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확인하려면 앞으로도 한참 동안 지켜봐야 하는 셈입니다.
임찬종 기자(cjy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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