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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상관에 고성 지르다 “추장관 지시였다”...감찰위의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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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직무복귀] 감찰위 3시간,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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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 타당성을 검토하는 법무부 감찰위원회 참석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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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감찰위원회 임시회의는 윤 총장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탈법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윤 총장 감찰과 수사 의뢰를 주도하면서 직속 상관인 류혁 법무부 감찰관을 ‘패싱’했던 박은정 감찰담당관은 이날 류 감찰관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합법적 감찰’이라고 강변했다. 그 과정에서 박 담당관은 “(상관 패싱은) 보안상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말라는 추미애 법무장관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선 “불법·탈법의 지시자가 추 장관이라고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추 장관 지시가 사실이라면 재량권을 넘어선 것으로 직권 남용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 15분간 진행된 감찰위 회의는 감찰위원 11명 중 과반인 7명의 요구로 열렸다. 이들은 만장일치로 추 장관의 징계 청구, 직무 정지, 수사 의뢰가 부적절하다고 결정했다. 이날 출석한 박 담당관의 상관, 휘하 검사 2명 모두 그간의 박 담당관의 행태를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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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감찰위원회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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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지시로 상관에게 보고 안 해”

류혁 감찰관과 박은정 감찰담당관은 회의 시작부터 충돌했으며 그들이 지른 고성은 회의실 밖에서도 들렸다고 한다. 정작 류 감찰관 출석은 박 담당관의 대질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류 감찰관이 “검찰총장 감찰 진행 사항을 아무것도 보고받지 못했다. 감찰관도 모르게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감찰도 있느냐”고 하자, 박 담당관은 “법무부 장관께서 독립적으로 조사한 뒤 결과는 감찰관과 장관에게 함께 보고를 하라고 했다”며 ‘장관 권한을 위임받아 전결로 진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류 감찰관은 “24일 윤 총장이 직무 정지, 징계 청구된다는 사실도 몰랐고 23일에야 감찰 관련 보고를 받았다. 그 이전까지는 진상 조사 정도로만 생각했지 감찰이라 생각할 수 없었다”며 “이렇게 절차를 어긴 감찰은 불법 아니냐. 감찰 결과를 보고 못 받았기 때문에 수사 의뢰에도 동의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류 감찰관은 이날 박 담당관이 감찰위원들에게 제출한 각종 감찰 관련 자료들도 “처음 본다”고 했다고 한다.

박 담당관은 “이 사건은 내가 주임 검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언성을 높이자 교수·의사 등으로 구성된 외부 감찰위원들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판사 문건' 무혐의 보고서 박은정이 삭제 지시”

추 장관이 내건 윤 총장 직무 정지의 사유 중 하나는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이다. 이를 검토한 결과 죄가 안 된다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해당 내용이 감찰 서류에서 삭제됐다고 폭로했던 이정화 검사와 박 담당관 간의 대질도 있었다. 이 검사는 박 담당관 밑에 파견돼 그의 지시로 윤 총장 대면 감찰 조사를 시도했던 검사이기도 했다. 박 담당관이 “해당 보고서를 내가 삭제한 게 아니다. 억울하다”고 부인하자 이 검사는 “박 담당관이 삭제를 지시해서 내가 삭제한 것”이라고 면전에서 반박했다.

박 담당관은 자신의 ‘류혁 감찰관 패싱’은 정당화하면서 이 검사에 대해서는 ‘감찰담당관과 감찰담당관실 검사’ 사이의 상하 관계를 강조하며 “이 검사는 감찰담당관을 보조하는 업무”라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감찰위원들이 다시 한번 이 검사에게 “무혐의 보고서 삭제 지시를 받았느냐”고 묻자 이 검사는 “삭제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윤 총장, 정치 중립 의무 위반 아니란 보고도 무시”

추 장관 조치의 또 다른 근거는 윤 총장이 대선 지지율 여론 조사를 방치하는 등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감찰담당관실 박진성 부부장 검사는 “지난달 18일 박 담당관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분명히 보고했지만, 박 담당관은 (윤 총장이 직무 정지된) 지난달 24일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은 아니지만 품위 손상이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 아닌데 어떻게 품위 손상인지 의문이라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장형수 감찰담당관실 부부장 검사 등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날 추 장관은 윤 총장 직무정지를 발표하면서 6가지 사유에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포함시켰다.

­◇”직무 정지 하루 전 감찰 착수”

박 담당관은 “감찰 착수 시점이 언제냐”는 감찰위원들의 질문에 “법무부 장관이 민원 4건이 있다고 하면서 확인해보라고 하셨다”며 “10월 28일 감찰을 위한 진상 조사를 시작했고 2~3주간 조사를 거쳐 혐의가 있다고 봐서 11월 23일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추 장관이 지난 24일 윤 총장 직무 정지를 발표하기 하루 전에서야 감찰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진상 조사 착수 6일 뒤인 지난 3일에는 “감찰위 자문을 받아야 한다”는 법무부 감찰규정을 “자문을 받을 수 있다”는 임의 조항으로 바꿨다.

윤 총장 측은 그동안 “감찰이 언제 개시됐는지 사유가 뭔지 사전 고지도 안 됐고 의견 진술 기회도 없었다. 전(全) 과정에서 적법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 하루 전에 윤 총장 감찰이 시작됐다는 박 담당관의 이날 답변은 감찰이 졸속으로, 위법하게 이뤄졌다는 윤 총장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걸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감찰위에 출석한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판사 문건 관련 감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건만으로 징계 청구 사유에 포함하고 직무 집행 정지 명령 결재 과정에서 결재권자인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도 패싱됐다”며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총장을 누명을 씌워 내쫓으려는 목표를 세워놓고 전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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