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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곳도 없는 안전줄 주고…"떨어질 때 어디든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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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화물차 기사가 차에서 추락해 숨진 인천 영흥 화력 발전소.

비슷한 일이 잇따르자 회사 측은 추락에 대비해서 고리 달린 안전 줄을 몸에 매고 작업하라고 했는데 정작 그 고리를 걸 데가 없습니다.

여기에 항의하자 현장 관리자는 "떨어질 때 어디든 걸면 되지 않냐"는 황당한 답을 했다고 합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화물차 기사 김 모 씨는 두 달 전 남동발전 측으로부터 안전줄을 착용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차 위에 올라가서 일을 할 때 추락을 막기 위한 용도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작업 현장에는 줄에 달린 쇠고리를 걸 곳이 없었습니다.

생명줄인 그 줄은 치렁치렁 끌리기만 하고 거추장스럽기만 한 장식용에 불과했습니다.

[영흥화력발전소 화물차 기사]
"이런 데 걸리면 그냥 앞으로 고꾸라지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현장 관리자 답은 더 황당했습니다.

[영흥화력발전소 화물차 기사]
"(관리자가) '넘어질 때 이 고리를 딱 걸면 되지' 그런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무슨 우리가 서커스 단원도 아니고…"

지난 8월 '지능형 시스템'을 개발해 추락 사고를 차단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남동발전의 공약은 하도급 화물차 기사들에겐 예외였습니다.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관계자]
"(안전 고리를 걸 만한 데가 천장에 있나요?) 그건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고…"

지난 28일 숨진 심장선 씨 역시 남동발전의 지시에 따라 쓸모도 없는 안전줄을 몸에 매고 있었습니다.

[이강조/영흥화력발전소 화물차 기사]
"원청에 얘기를 하게 되면은 개인 정보나 이런 게 다 노출되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이런 일이 있어도 그냥 쉬쉬하고…"

화물차 기사들이 요구하는 시설은 안전줄 고리를 걸 수 있는 봉, 그리고 차 위에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는 계단입니다.

숙이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작업장 바닥을 낮추고, 석탄재를 막아 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이미 상당수 다른 화력발전소들이 설치한 안전 시설들입니다.

안전 시설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발전소 측은 하도급 업체에 안전 조치를 하라고 고지했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심 씨 유족 측은 고인의 실명을 기사에 써달라고 MBC에 요청했습니다.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하도급 업체에 책임을 미루고 있는 남동발전 측에 고인의 이름을 걸고 맞서겠다는 뜻이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이준하 / 영상 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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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기자(epic@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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