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秋, 총리·대통령 연쇄 독대…野 " 尹 쫓아내려 秋 버림돌 꼼수"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를 잇달아 독대했다. 최근 여권에서 '추미애-윤석열 동반퇴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추 장관의 대통령-국무총리 연속 면담을 두고 "추·윤 동반퇴진이 현실화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앙일보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국무회의에 앞서 정부서울청사 총리 집무실에서 정 총리와 10여분간 독대했다. 국무회의장에도 정 총리와 나란히 입장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정 총리가 추 장관에게 ‘국무회의 전 집무실에 들르라’고 호출해 독대가 이뤄졌다”며 “전날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이뤄진 논의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정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두 사람의 갈등으로 정국 운영에 큰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윤 총장의 자진 사퇴가 바람직하지만, 물러나지 않는다면 추 장관과의 동반 사퇴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도 고민이 많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정 총리와 면담한 추 장관은 국무회의 직후인 오전 11시15분쯤 청와대로 들어가 문 대통령을 별도로 면담했다. 추 장관의 청와대 방문은 예고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영상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면담은 비공식 일정으로 논의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는 “(추 장관이) 청와대에 들어가 현 상황에 대해 대통령께 보고 드렸다”며 “대통령 보고와 총리 면담 때 사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동반퇴진론이 불거진 가운데 이례적으로 진행된 추 장관의 대통령-총리 연속 독대를 두고 여권 핵심 인사는 “결국 동반퇴진에 대한 추 장관 의사를 탐색하는 과정이자 동시에 윤 총장에게 간접적 메시지를 던져 퇴로를 열어주겠다는 의미 아니겠는가"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정 총리가 윤 총장을 직접 만나 사퇴 등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윤석열 찍어내기' 기류가 강했던 여권이 동반퇴진론으로 선회한 데엔 검찰의 집단반발 등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날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7명 전원 일치로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등이 부적절하다고 결정했고, 전국 법학과 교수들도 성명을 내고 추 장관의 조치를 "적법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에게 자진 사퇴를 유도하기도 어렵고,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해임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동반퇴진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동반퇴진론을 윤 총장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이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 감독권 행사는 민주적 통제를 달성하기 위해 최소한에 그칠 필요가 있다"며 윤 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간의 대결 구도에서 일단 주도권을 윤 총장이 쥐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권은 동반퇴진론에 대해 "추미애를 사석(死石)으로 삼아 윤 총장을 몰아내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권을 가진 총리가 국민이 잘못됐다고 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는 게 맞지,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는 윤 총장이 자진 사퇴하는 게 맞는다는 것은 또 무슨 해괴한 발상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강태화·김기정 기자 thka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