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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軍 ‘월책귀순’ 당시 부임 사흘 된 부대 대대장만 ‘경고’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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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징계 아닌 경고 유력검토

과학화 경계시스템 운용상 문제 고려

2012년 ‘노크귀순’ 당시 군 관계자 대거 중징계와 대조

동아일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군이 지난달 3일 북한 남성 A 씨가 최전방 경계부대(GOP) 철책을 뛰어넘은 ‘월책귀순’과 관련해 사건 당시 부임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았던 부대 대대장(중령)만 경고조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구두경고는 경징계에도 해당하지 않는 조치다. 2012년 북한 병사가 생활관 창문을 두드려 귀순한 ‘노크귀순’으로 부대 관계자들이 대거 중징계를 받았던 것에 한참 못 미치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상작전사령부와 사건이 발생한 해당 군단 차원에서 부대 사단장(소장) 등을 제외하고 대대장에게만 구두경고를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경고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 않는 수준의 조치로 기록에 남지 않아 향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군이 이렇게 낮은 수준의 징계 조치를 검토하는 것은 사건 당시 부대의 경계 작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군 수뇌부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A 씨의 월책 과정에서 상단 감지센서 등 철책에 구축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지만 센서의 민감도 설정 등 애초부터 장비의 기본설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전 해당 부대에서 센서 오작동이 잦다는 이유로 민감도를 낮추는 등 일부 운용상 미비점이 있어 군 수뇌부 차원에서 대대장에 대한 경고조치 여부를 최종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월책귀순’ 사건에 대해 “경계에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철책 뒤에서 검거했기 때문에 잘된 작전이라고 하진 않겠고,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도 A 씨의 남하를 포착한 뒤 작전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합참 차원에선 징계 의뢰 등 조치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조차 군 당국이 A 씨가 GOP 철책을 넘어 1.5km나 남하한 사건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사건과 같은 부대에서 벌어졌던 2012년 ‘노크 귀순’ 당시에는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이 줄줄이 보직에서 해임됐고 관계자 14명이 문책을 당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해당 부대 대대장인 B 중령은 부임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였던 C 중령은 사건 이후인 지난달 9일 사단 내 다른 보직으로 정식발령이 났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보직 발령 전인 10월 말 대대장 이·취임식이 진행됐기 때문에 (C 중령의 인사이동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 (B 중령에 대한) 경고조치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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