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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중국-호주 또 충돌…중국 측 '피묻은 칼' 이미지 놓고 공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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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리젠 대변인, 아이 살해하는 호주군 이미지 올려

호주 총리 사과 요구에 중국 거부

연합뉴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올린 합성 이미지 [EPA=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김윤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문제로 촉발된 중국과 호주 간의 갈등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올린 합성 이미지를 둘러싼 논란으로까지 번지면서 한층 격화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호주 국기를 배경으로 호주 군인이 어린 양을 붙잡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의 목에 피묻은 칼을 들이댄 이미지를 올렸다.

자오 대변인은 "호주 군인들이 아프가니스탄 민간인과 포로를 살해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이런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소감까지 덧붙였다.

그러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곧바로 중국 정부에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중국이 가짜 이미지를 올린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오 대변인이 올린 이미지는 언뜻 보면 실제 사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디지털 합성 이미지다. 하지만 자오 대변인은 이미지가 진짜가 아니라는 설명은 따로 붙이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의 또 다른 대변인인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자오 대변인이 공유한 이미지에 대해 "한 중국 젊은이가 컴퓨터로 만든 그림"이라면서 사진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화 대변인은 그러나 "이 그림은 호주 국방부의 발표를 근거로 한 것으로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브리핑에서도 모리슨 총리가 요구한 사과를 거부하면서 "호주 군인은 14살짜리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둘을 살해한 뒤 강에 던지고, 신병에게 사격 연습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호주가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모리슨 총리의 사과 요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호주군이 발표한 아프가니스탄 내 호주 군인의 전쟁 범죄 기록에도 포로와 무고한 민간인들이 살해된 사건이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모리슨 총리는 민간인 학살을 규탄한 자오 대변인을 공격해 외교 매너를 상실했다"면서 "호주는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데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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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모리슨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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