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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수소에 꽂힌 최태원…30조 사업단 닻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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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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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수소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국내 수소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 세계 경영 화두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까지 가속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주)는 1일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장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해당 인력은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관계사 20여 명으로 구성됐다. SK 내부적으로 올해 초부터 추진된 수소 사업은 △수소 대량생산 체제 구축을 통한 수소 시장 진출 △생산·유통·공급 밸류체인 형성 △수소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회사 투자 및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이 주요 내용이다.

친환경 재생에너지는 최태원 SK 회장이 꾸준히 관심을 갖는 분야다. 2018년 CEO세미나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해 기술 개발 등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올해 10월 열린 CEO세미나에서도 "친환경 노력은 모든 관계사가 각자 사업에 맞게 꾸준히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내 수소 산업은 현재 수소차 보급 확대 등 청사진은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막상 플레이어들이 활약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는 미흡한 상황이다. SK의 이번 수소 사업이 국내 수소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SK(주)는 우선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를 공급해나갈 예정이다. SK(주) 자회사인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블루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한 친환경 수소) 대량생산 체제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연간 300만t 이상 직수입하고 있는 국내 최대 민간 LNG 사업자로,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25만t 규모 블루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수전해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생산된 수소) 생산 사업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부생수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부생수소란 석유화학 공장에서 생산 공정 중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수소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 사업장은 수소에너지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해 있다 보니 수소 운송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SK(주)는 수소 생산뿐 아니라 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사업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소차 보급은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차량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SK는 석유·천연가스 등 기존 사업에서 쌓아온 에너지 생태계 조성 역량을 이번 수소 사업을 통해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주)는 향후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 수소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SK(주)는 이번 수소 시장 진출로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30조원 수준의 순자산가치(NAV)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주) 관계자는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결집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 경영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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