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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동걸 "불확실성 해소"…산은, 한진칼에 모레까지 8000억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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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종합)계획대로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과정 이행…"내년 봄엔 불안하지 않게 미래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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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결정할 법원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동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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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KCGI(강성부펀드)가 제기한 신주발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KDB산업은행의 항공산업 구조 개편 탄력을 받게 됐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반겼다. 산은은 통합 과정의 첫걸음으로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 계획을 실행한다.

산은은 예정대로 2일 한진칼 보통주 500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3일엔 대한항공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교환사채 3000억원 어치도 매입한다. 그 이후의 과정도 수순대로 간다. 먼저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받은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빌려준다. 대한항공은 그 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계약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지급한다. 또 해가 가기 전인 29일에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3000억원을 사들인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숨을 돌린 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3월 대한항공으로부터 중도금 4000억원을 추가로 받는다. 이 회장은 “내년 봄 이후에는 불안하지 않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보다 앞서 대한항공은 2조5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시장에서 자본을 확충하게 되는 셈이다. 중도금 4000억원은 유상증자 대금 납일 다음날 지급하도록 돼 있어 그 전에 마쳐야 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빌려준 8000억원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대한항공 유상증자는 이미 증권사들이 총액인수에 나선다고 밝힌 만큼 실패 가능성은 낮다.

모든 거래는 내년 6월말에 마무리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에 유상증자 대금 1조5000원을 납입하는 날이다. 대한항공은 나머지 1조원을 차입금 상환에 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식으로 코로나19 위기를 버티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여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결합승인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선과 국제선 이용객수 기준으로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LCC(저비용항공사)의 점유율은 각각 38.7%, 14.9%로 60%에 육박하기 때문에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기업결합 문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통합이 필요하고 국토교통부가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박은만큼 소비자 후생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나라가 단일 국적항공사를 가지고 있지만 항공업 자체가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라서경쟁 이슈는 제기되지 않고 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달 19일 가진 온라인 간담회에서 “일부 슬롯 조정 등을 달아 조건부 승인한 적이 있지만 불허 사례는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가처분 소송을 낸 강성부펀드에도 경영권 분쟁 프레임 주장을 멈추고 위기극복에 신경 써 달라고 했다.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위기극복과 경쟁력 강화, 항공업 종사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다.

산은은 또 강성부펀드가 한진칼의 주요주주로서 엄중한 위기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제안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산은 관계자는 “향후 추진 과정에 잘 반영해 통합 국적항공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건전·윤리경영 감시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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