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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비 넘은 산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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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

인력 구조조정, 기업결합 심사 등 여전히 숙제 산적

아시아경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결정할 법원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날이나 내일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겠지만,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면 인수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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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큰 고비를 넘었다. 법원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KCGI(강성부펀드)이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산은이 주도하는 항공산업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이날 KCGI 산하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산은을 상대로 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항공산업 재편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 온 산은과 조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양대 항공사 통합을 주도하는 산은은 안도감 속에 한진그룹과 함께 차질 없는 통합 추진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이날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재도약을 대비한 금번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추진에 큰 탄력을 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의 벼랑 끝 전술이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이 노딜로 끝난 후 2개월만에 새로운 인수자로 대한항공을 선택했고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선 양대 항공사의 통합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6일 한진그룹에 아시아나항공 매각계획을 처음 발표하면서 한진그룹 지주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한진칼에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같은달 19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그는 "정치적 색안경을 끼지 말고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봐 달라"며 "재벌특혜 의혹을 인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산은은 23일 보도자료에서 한진칼에 주주로 참여해야 한진그룹의 건전경영과 윤리경영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한진그룹이 약속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전원 고용승계 등 계획이 올바르게 이뤄지는지 감시하려면 산업은행이 조 회장을 포함한 한진칼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26일에는 이번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마련 등 구조조정 3대 원칙을 지키며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 방안이 추진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산은은 당장 2일 한진칼에 대한 자금 투입을 시작으로 인수 플랜을 예정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먼저 산은은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3000억원은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데 쓰인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게 된다. 한진칼은 산은 자금을 바탕으로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투입한다.


산은이 첫 고비를 넘었지만 앞으로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먼저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성공 여부다. 산은이 한진칼을 통해 ,000억원 중 7300억원을 투입하더라도, 통합에 필요한 자금(2조 5,000억원)의 약 30%에 불과하다. 따라서 남은 70%를 채우는 데 대한항공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하는 지가 인수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해외로부터 기업결합 심사 관문도 남아있다. 지난해 말 기준 양사의 저가항공사(LCC)까지 합친 국내선 점유율은 60%를 웃돈다. 게다가 이번 합병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당국으로부터 사전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 사례에 해당한다. 다만 독과점 문제 등의 경우 산은은 큰 잡음 없이 기업결합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허용 때와 같은 결론이 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인력 구조조정 문제와 3자 주주연합의 변수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산은과 조 회장 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양사의 중복 인력과 노선 등을 고려하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과의 대화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고용안정과 관련해 주요 이해관계자인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의견을 시의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혈세로 연명하는 두 기업을 합치는 것이 과연 합당하냐는 비판이 거세다. 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게 된다면 양사의 부실 위험만 배가 시키는 상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딜이 완성되기도 전에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2291%에 달한다. 자본잠식률이 56% 수준이다. 1년 내 상환 의무가 있는 유동부채만 4조7979억원으로 대한항공 단기 부채와 합치면 무려 10조원에 이른다. 만기 연장을 지속하면 되지만, 대규모 차입금에 딸려 있는 이자비용이 양 사를 더욱 옥죌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이번 거래를 통해 탄생하게 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내 톱 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 및 종식 이후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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