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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지메당하는 재일조선인…일본 건드린 나이키 '2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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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등 여자선수 3명 차별 경험담 바탕 '극복' 메시지

日네티즌 "과장됐다" 발끈…전세계서 900만 조회 '호평'

뉴스1

일본 나이키재팬이 27일 공개한 온라인 동영상 광고 '계속 움직인다. 자신을, 미래를 – 미래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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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일본에서 나이키재팬이 제작·공개한 동영상 광고를 놓고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소수집단을 겨냥한 일본인 특유의 집단 따돌림(이지메) 문화를 정면으로 다룬 이 광고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일본엔 이런 차별이 없다"면서 과장(?) 광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키재팬은 지난달 27일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계속 움직인다. 자신을, 미래를 – 미래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제목의 2분짜리 동영상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나이키재팬에 따르면 자이니치(在日·재일한인)와 흑인계 혼혈을 포함해 축구선수를 꿈꾸는 10대 여학생 3명이 등장하는 이 광고는 학창시절 다른 일본인 학생들로부터 차별과 괴롭힘을 당했던 실제 선수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서 "어려움 속에서도 온 힘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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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이키재팬이 27일 공개한 온라인 동영상 광고 '계속 움직인다. 자신을, 미래를 – 미래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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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와 일본 여자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나가사토 유키 등이 이 광고에 특별출연한 것도 이런 메시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사카는 부친이 아이티계 미국인이며, 나가사토는 한때 한국계란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이와 관련 나이키재팬의 이번 광고에선 오사카의 소셜미디어(SNS) 동영상에 "그녀는 미국인인가, 일본인인가"란 댓글이 붙는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일본인 여학생들이 학교 화장실에서 흑인 혼혈 학생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놀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 재일한인 소녀(김 야마모토)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대의 자이니치 문제를 고찰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검색하는 장면, 재일조선학교 교복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한복 치마저고리 차림으로 길을 걸어갈 때 남성들이 수군거리며 지나가는 장면 등도 해당 광고에 실려 있다.

광고 중간 중간엔 "가끔 생각한다. 난 누군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 "난 왜 평범하지 않을까" "이대로 좋은 걸까" 등 학생들의 고민이 담긴 내레이션 또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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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이키재팬이 27일 공개한 온라인 동영상 광고 '계속 움직인다. 자신을, 미래를 – 미래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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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광고는 "언젠가 누구나 있는 그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거라고? 하지만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다짐과 함께 앞서 등장한 재일한인과 흑인 혼혈, 그리고 다른 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던 일본인 여학생 등 3명이 축구장에서 함께 축구를 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이 광고는 1일 오후 2시34분 현재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수 915만8063회를 기록 중이다.

광고를 시청한 각국 네티즌들 가운데 상당수는 "훌륭한 메시지다" "광고를 보고 울었다" "너무 감동적이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으며, 개그맨 고사카다이마오도 트위터를 통해 "나이키가 이런 걸 만들 수 있다니 근사하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다른 일부 네티즌들은 "학창시절 뿌리와 피부색이 다른 친구가 있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나이키 때문에 한일관계가 점점 더 꼬이고 있다" "이 광고의 한국판을 만들면 한국인들은 일본인 이상으로 화낼 것"이란 등의 글을 적으며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 네티즌은 본 광고 내용과 관계없이 "위구르 아이들을 착취하는 나이키는 망할 회사"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나이키재팬 본사의 정규직은 대학졸업자뿐이지 않냐"며 나이키가 학력차별 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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