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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현미 "아파트는 공사기간이 오래 걸려 당장 마련하는 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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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 장관의 '아파트 빵' 발언 두고 "유체이탈" 지적

세계일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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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면서 "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오래 걸려 당장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전세난 해결을 위해 다세대보다는 아파트를 공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다세대·연립 중심으로 11만4000가구의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전세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테면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만 풀어도 공급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 등이다.

그러나 김 장관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재건축 규제를 풀어서 물량을 확보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린다"며 부적절한 대책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동산 문제로 얼마나 자주 소통하느냐는 물음에는 "소통은 직접 말씀드릴 수도 있고, 청와대 보좌진을 통해 말씀을 나눌 수도 있다"며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소유한 것에 대한 일정 정도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저희도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종부세와 관련한 내용이 기사에 굉장히 부풀려져서 보도된다"며 "객관적인 보도를 통해 사회적 갈등이 완화해 가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김 장관은 아파트 공급 물량 부족에 대해서는 이전 정권에서 아파트 인허가 등을 취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5년 전 아파트 인허가와 공공택지 지정 취소 등으로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어든다"며 "아파트 대신 빌라 등을 확보해 질 좋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공급 대책들이 신속하게 이뤄지면 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봄쯤 되면 시장에 안정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호텔을 리모델링해 주택으로 공급하는 것과 관련 '호텔 거지를 양산했다'고 비판하자 "실제 공급 현장에 가 보셨느냐"며 "1인 가구에 굉장히 좋은 주거 환경"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가보니까 보증금 100만원 월세 25만~35만원에 공유식당과 다양한 공유 공간이 있어 1인 가구에 굉장히 좋은 주거환경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가 정부의 전세 대책으로 최대 10조원 가까이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LH가 국가 임무를 하는 데 평가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 기금 융자나 보증금 등은 부채비율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30일 김 장관의 '아파트 빵' 발언을 두고 "유체이탈"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위에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5년 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국민은 주택문제로 하루하루가 심란한데 유체이탈 화법을 하다니 헛웃음만 나온다"며 "5개월 전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공급은 충분하고, 부동산 대란의 원인은 다주택자'라던 게 김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아파트는 빵이 아니니까,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으라고 국토부가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김현미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잠룡들도 페이스북에 비판 글을 쏟아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후안무치 남 탓의 여왕"이라며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또 박근혜 정부 탓만 하는 이분을 어이할꼬"라고 힐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누가 정부더러 아파트를 직접 만들라고 했나. 정부는 건설업자가 아니다"라며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아파트는 시장에서 공급자가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장관 발언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빗대며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라고 비난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는 "앙투아네트의 딴 나라 발언 시즌2"라며 "아파트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민주당 진선미 의원의 인식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의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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