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수소드론, 해상 조난사고서 전천후 활약…드론시장 파이 확 키운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드론이 해안가에 바짝 붙어 순찰하며 관제센터로 실시간 영상을 빠르게 송출한다. 영상을 지켜보던 관제사가 낚시객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영상을 보고 곧바로 해경에 연락한다. 해경이 출동하는 사이 드론은 사고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며 바다에 빠진 낚시객에게 구명 튜브를 투하한다. 이윽고 해경이 도착하고, 낚시객은 무사히 구출된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 인명구조 상황이 두산의 수소드론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화한다. 30일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는 제주도 서귀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제주도, 서귀포해양경찰서, 아주대외상연구소, KT 등과 함께 수소드론을 이용 한 해상 인명구조 비행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국종 아주대의대 교수, 이두순 DMI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훈련의 백미는 수소드론을 활용해 바다에 빠진 낚시객을 구조하는 비행 시연.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해상 응급상황에서 수소드론이 신속한 인명구조를 돕는 첨단 구조장비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해상구조, 드론 하나로 실종자 발견부터 구조까지 ‘척척’

이 훈련은 수소드론이 해안가를 날며 순찰하던 중 낚시객이 바다에 빠져 실종됐다는 신고가 서귀포해양경찰서에 접수된 것에서 출발한다. 곧바로 수소드론은 해안가를 따라 사고가 벌어진 바다를 샅샅이 수색한다. 동시에 이 드론은 KT 통신망을 통해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해경 관제센터에 전송했다.

급기야 실종자를 발견한 수소드론은 정확한 위치를 관제센터에 전송했다. 수소드론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밀 낙하기술을 활용해 구명 튜브를 실종자에게 투하해 구조대가 오기 전에 실종자가 골든타임을 늘릴 수 있게 도왔다. 이후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수소드론이 보낸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해 실종자를 구조했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이국종 교수는 "응급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해상사고는 실종자 찾기 같은 구조 여건이 한결 까다로운데 수소드론이 신속하게 실종자 위치를 파악하고 구조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로 무게 줄이고, 비행시간은 극대화

DMI가 수소드론을 통해 이국종 교수와 구조 훈련을 벌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이 교수가 보령해양경찰서와 진행한 해상 수난 대비 훈련에도 DMI 수소드론이 투입됐다. 당시 수소드론은 바다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고 성인 남자 4명이 매달릴 수 있는 튜브를 낙하해주기도 했다.

DMI는 특히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약국과 우체국이 없어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제주 가파도와 마라도, 비양도 주민들에게 마스크 1만5000장을 수송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엔 한라산에 응급구호품을 배송하는 등 제주도에서 전천후 구호경험을 쌓고 있다.

이처럼 DMI 드론이 첨단 구조장비로 발돋움한 것은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드론은 고작 30분 정도 비행하면 배터리가 모두 닳아 비행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DMI가 자체 개발한 수소드론은 파워팩과 수소탱크만 장착하면 2시간 비행도 거뜬하다. 탄소섬유로 만들어 무게가 가벼운 것도 비행시간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최대 5kg 물품을 싣고도 한 번에 80km까지 날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 천안까지 도달하는 거리다. 수소드론은 충전시간이 10분으로 짧고, 총 수명은 1000시간에 달하는 것도 강점이다.

◇해외서도 성능 입증, 수소드론 파워팩 시장만 1조2000억원대

DMI 수소드론은 해외에서도 성능이 입증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보건부와 함께 카리브해 세인트 토마스 섬부터 세인트 크로이 섬까지 수소드론으로 긴급의료품 배송 훈련을 했다. 당시 DMI 수소드론은 1시간43분 동안 69km를 비행하며 미국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의약품은 배송 중 미세한 진동만으로도 성분이 변질될 우려가 있는데 수소드론은 진동이 거의 없고 소음도 적어 의약품 배송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DMI 수소드론은 일반 배터리드론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활용도가 무궁무진해 수요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현재 DMI의 수소드론 생산능력은 연간 2000대. 수소드론 가격은 대당 6000만원 정도로 DMI는 생산량이 늘수록 대당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DMI는 수소드론이 세계 곳곳에서 쓰이면 이 드론에 탑재하는 파워팩 시장규모만 2024년까지 1조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두순 DMI 대표는 "2시간 이상 비행 가능한 수소드론은 실종자 수색 뿐 아니라 긴급 의약품 배송 같은 힘든 구호활동에 제격이다"며 "수소드론의 강점을 활용해 더 가치 있는 드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