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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전두환…재판 끝나자 차 바꿔 타고 줄행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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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사과 안해' 후안무치…법원 앞 도로서 충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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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30일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는 이날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0.11.3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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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89)에 대해 법원이 30일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법원이 헬기사격을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위안을 삼았지만 전씨의 구속을 염원했던 광주시민들은 집행유예 판결에 큰 허탈감에 빠졌다. 더욱이 전씨가 광주를 떠나는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에 시민들은 허탈감은 더 큰 분노로 끓어오르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1시50분 시작된 재판은 오후 3시쯤 재판부의 주문 낭독을 끝으로 종료됐다.

전씨는 20여분간 법원 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30분 무렵 광주지법을 벗어났다.

전씨는 이날 오후 12시27분 광주고법과 광주법원 법정동 사이에 있는 출입문으로 승용차를 몰고왔던 것과 달리, 광주시민들을 의식한 듯 승합차로 바꿔 타고 유유히 빠져나갔다.

같은 시각 전씨가 차량을 바꿔타고 광주지법을 벗어난 줄 몰랐던 오월단체 등 시민들은 전씨가 타고온 승용차가 나타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오월단체 등 시민들은 법원 앞에서 '전두환을 구속하라'는 구호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이 터져라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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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오월을사랑하는모임(오사모)' 회원들이 전두환 씨를 감옥에 넣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광주지법은 이날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0.11.3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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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단체가 주관해 '전두환 엄벌 촉구 퍼포먼스'도 벌였다.

전씨 가면을 쓴 한 배우가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차림으로 철창으로 끌려갔고, 전씨의 양팔을 붙잡은 배우들은 전씨를 발로 차는 시늉과 함께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박기도 했다.

이윽고 전씨가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광시민들은 재판 결과에 아쉬움과 허망함을 드러냈다.

5·18 당시 전두환의 만행을 똑똑히 기억한다는 박옥순씨(77·여)는 "(선고 결과가) 너무 허탈하다"고 분노했다.

잠시 뒤 전씨가 타고 왔던 승용차가 법정동 사이 도로를 떠나, 오월단체 등 시민들이 집회를 이어가던 광주지법 정문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시민은 차량을 향해 몸을 날렸지만 삼엄한 경찰의 경비에 가로막혀 떠나는 차량을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씨의 차량은 까맣게 선팅한 창문을 굳게 닫고 법원을 빠져나가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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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30일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부상자회 소속 회원들이 전씨 일행 차량에 달걀을 던지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는 이날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0.11.3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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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광주지법 앞 100여m 앞 도로 위에서 전씨가 서울에서 타고 내려왔던 승용차는 분노한 시민들에게 가로막혔다.

뒤이어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이 몰려들어 밀가루와 계란을 집어 던지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전씨의 검은 승용차는 하얀 밀가루 범벅이 됐고 시민들은 전씨가 차에 탑승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전두환 나와라", "광주에 사과해라", "이대로는 못 간다"라며 분노한 시민들이 전씨 차 문을 두드리고 경찰들이 이를 막아서며 대치가 이어졌다.

2차선 도로에서 계란과 밀가루 범벅에 멈춰선 차 주변으로 시민, 5·18단체 회원들, 경찰이 몰려들며 이들을 피해 차들이 아슬아슬 지나가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한 시민이 전두환씨가 탄 차 문을 열었지만 전씨는 없었다.

주위에 있던 시민들은 이미 전씨가 빠져나간 줄 모른 채 전씨 차를 향해 "면상 좀 보자", "사과하기 전엔 못간다" 등 쌓인 울분을 계속 토해냈다.

10여분 대치가 이어지자 경찰은 인력을 추가해 시민들을 차에서 떼어놓고 차 주행로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버티려는 시민들과 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후 차가 시민들 사이를 겨우 빠져나가서야 사태는 종료됐다.

차가 빠져나갈 때 시민이 앞을 가로막아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고 경찰과 대치하다 부딪혀 넘어지는 시민도 여럿 발생했다.

5월 단체 한 회원은 "너희가 광주 시민의 분노를 아느냐"며 눈물을 훔쳤고 또 다른 회원은 "왜 우리끼리 이러느냐"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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