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코로나보다 무서운 우울…日 10월 2153명 극단 선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지난 10월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자살로 숨진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살 건수가 전년 대비 약 83%나 증가하면서 남성보다 심각한 코로나19 피해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총 2153명을 기록했다고 CNN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면 공영방송 NHK가 집계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29일 기준 2126명이다.

팬데믹 국면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원 감축, 사회적 고립 등에 따른 피해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남성 자살자 수는 전년 대비 21.7% 늘어난 반면 여성 자살자 수는 82.8% 급증했다. 특히 스스로 목숨을 끊은 40대와 20대 여성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CNN은 "대량 정리해고가 실시된 호텔·식음료·소매업계에 종사하던 계약직 노동자 중 여성 비율이 높았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리거나 직장인 여성의 경우 일·육아 병행에 대한 부담이 갑자기 늘어난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에다 미치코 와세다대 부교수는 "일본은 봉쇄령을 내리지 않았고 코로나19 피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 덜했으나 자살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요국에서도 앞으로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큰 증가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십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악명 높은 자살률을 기록해온 일본은 2006년 정부 주도로 자살 예방 대책을 펼치면서 해당 사망자 수가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지난해에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최저점인 2만여 명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살률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보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