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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극단적 선택한 일본 여성 1년 새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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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닥치면 약자부터 끊어내는 사회”

10월 자살자, 코로나 총 사망자보다 많아

여성 자살 83% 증가…실업 등이 원인


한겨레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사람들. 도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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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난 10월 한달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인한 총사망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0~40대 여성의 자살률이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30일 일본 경찰청의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한달 일본 내 자살자 수는 2158명으로 집계됐다.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로 숨진 일본인은 모두 2126명으로, 한달 동안 자살한 사람이 코로나19가 유행한 9개월여간 사망자보다 더 많았다.

자살자 수는 1~6월까지는 지난해와 견줘 소폭 감소세를 보였지만 7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계속 늘고 있다. 특히 10월에 자살한 여성은 852명으로 1년 전(466명)과 비교하면 82.8%가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은 21.7%(233명) 증가한 1306명으로 조사됐다. 후생노동성은 “20~40대 여성 자살자 수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여성들이 서비스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불안정하게 일하다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마이니치신문>은 “외식, 숙박, 의류 등 업종에선 대부분 여성들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일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이 많다”고 전했다. 1인가구의 경우 해고가 되면 바로 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코로나19로 재취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실업으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고바야시 에리코(22)는 미국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여성은 약자”라며 “일본은 나쁜 일(경제 위기)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약자(여성)를 끊어내는 사회”라고 말했다.

육아나 가사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여성들은 평소에도 남성의 5배 이상의 시간을 가사·육아에 쏟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고립감이 큰데다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가지 못하면서 가사 부담이 가중돼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상태”라고 보도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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