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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대낮 자행된 핵과학자 암살작전…'이란 핵기술이 어느 정도길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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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센 파크리자데, 이란 국가적 추도 분위기

바이든 행정부의 이란 정책에 중요한 변곡점

이란, 협상과 복수 선택 강요당해

전문가들 "수년 내 이란 핵탄두 보유 가능"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란의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암살 사건을 계기로 중동 등 세계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내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참여에서부터,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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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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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파크리자데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란 국기와 꽃 등으로 뒤덮은 파크리자데의 시신을 이란 주요 사원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조문을 받고 있다.


파크리자데는 27일 오후 2시 테헤란 주변 고속도로에서 폭탄과 소총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당시 경호원들이 그를 지켰지만 경호원 모두 사망했다. 이번 암살 현장에는 원격으로 조종하는 자동소총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암살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란은 거의 확신에 가깝게 이스라엘을 의심하고 있다. 파크리자데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란의 핵개발을 이끌었던 인물로, 이란 최고의 핵과학자로 여겨졌다. 이스라엘은 현재 이란의 군사 공격이 임박할 것으로 보고 군사적 대비 태세를 격상한 상태다.


이미 이란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란 지도부는 물론 이란 언론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보복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란이 지원해 온 해외 민병대 등의 경우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 등이 점쳐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범죄자는 강력한 반작용 없이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가디언 등은 이번 공격 시점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속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對)중동 전략을 흔들려 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로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등에서 밝혀왔던 것처럼 JCPOA에 미국이 참여하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미국의 이란 핵개발 용인이나 제재 해제 모두 이스라엘에는 위협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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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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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JCPOA를 통해 이란의 평화로운 핵개발은 보장하되, 무기 개발은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합의로는 이란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면서 JCPOA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였다.


이란으로서는 악화한 여론 등을 의식해 보복에 나서는 방안과 전략적으로 인내하는 선택지를 강요받게 됐다. 보복 공격에 나올 경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제재 완화 또는 해제 가능성은 한층 낮아진다. 반대로 전략적으로 인내하는 경우에는 이란 내 강경파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이란으로서는 피의 댓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파크리자데 외에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역시 미군의 공격으로 암살당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JCPOA 복귀를 추진하더라도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가한 이후 이란 역시 핵 능력을 강화한 터라, 2015년 당시 합의 수주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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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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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의 현재 저농축우라늄은 2443kg에 이른다. 이는 2015년 합의 당시 이란이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된 우란라늄의 12배에 달한다. 저농축 상태인 이 우라늄을 무기화가 가능한 90% 수준으로 농충할 경우 최소 2개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 이란 제재가 재개된 2018년 이래로 이란의 핵능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측치가 각각 다르지만 최소 1년에서 수년 간 이란이 핵 개발을 추진하면 무기화가 가능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리 새모어 백악관 전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외부의 도움이 없다면 이란이 핵탄두를 마련하는 데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워싱턴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연구원 연구원의 경우에는 9개월이면 이란이 핵실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여기에 기본적인 핵무기 제조에 1년,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수준까지 갖추는 데는 2년 가량 걸릴 것으로 봤다.


올브라이트의 경우 이란이 핵실험을 할 경우 티핑포인트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이란이 핵실험까지 할 경우에는 이란의 핵무기를 모니터링 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간은 촉박한 상황이다. 이란은 내년 6월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됐다.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로, 미국과의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솔레이마니에 이어 파크리자데까지 목숨을 잃으면서 차기 이란 대통령이 강경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화 동력을 살려내기 점점 어려운 구조에 빠져드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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