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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국서 온 박스를 보자 마법에 걸린 것처럼 눈물 흘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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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샌드라 네이선씨, KTV와 인터뷰
'코로나19 생존 키트' 받은 사연 뉴욕타임즈에 소개돼
한국일보

샌드라 네이선이 뉴욕타임스에 공유한 'KF 코로나19 생존 키트'의 모습.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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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학을 믿습니다. 하지만 박스를 받는 순간 무언가 마법에 걸린 것처럼 눈물을 흘릴 뻔했습니다.”

52년 전 미국 평화봉사단 소속으로 한국에서 봉사한 미국인 샌드라 네이선(75)은 지난 10월 한국국제교류재단(KF)에서 보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생존 키트’를 받고 크게 감동했다. 네이선의 사연은 11월 20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되면서 크게 알려졌다.

30일 정책홍보방송인 KTV 국민방송은 네이선을 직접 인터뷰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영상에서 네이선은 자신이 이 사연을 NYT에 직접 제보했다고 말했다. “한국정부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리고 한국의 대응이 전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가 한국정부의 관대함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1961년 존 F. 케네디 정부가 창설한 미국 평화봉사단은 미국 청년들에게 기술을 배우게 한 후 개발도상국으로 파견해 영어교육이나 보건ㆍ위생 상태 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견됐는데, 네이선도 평화봉사단에 속해 한국의 강원 춘천시에서 1966년부터 1968년까지 2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다.

현재 뉴욕주 내 작은 마을인 스티븐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네이선은 “집 주변에 진달래가 많이 자라고 있는데 볼 때마다 춘천의 진달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올해 평화봉사단 514명에게 '생존 키트' 전달


한국일보

미국의 평화봉사단은 1966년부터 1981년까지 한국에서 활동했다. KTV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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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10월,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보낸 ‘코로나19 생존키트’가 네이선의 집으로 도착하자 네이선은 크게 감동했다. 코로나19가 크게 번진 뉴욕주에서 고령에 외출하기 힘들었던 그에게 생존 키트는 그가 54년 전의 한국을 잊지 않았듯 한국 역시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2008년부터 해마다 한국에서 활동했던 미국의 평화봉사단원 50~100명을 초청해 행사를 벌여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대신 평화봉사단원 514명에게 코로나19 생존 키트를 선물했다.

실제 한미 교류를 목적으로 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소식이 공개된 후 전 주한 미국 대사인 캐슬린 스티븐스 이사장과 토머스 번 회장, 린다 토배시 선임고문이 모두 한국으로 향한 평화봉사단으로서 ‘코로나19 생존 키트’를 받았다는 내용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네이선의 소식과 기고를 접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영상을 통해 “젊은 시절 전쟁 후 힘든 시간을 보내던 한국에 와서 자원봉사로 우리를 감동시켰고, 오늘 이 이야기로 또 다시 깊은 감동을 주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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