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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비운의 마라도나...과실치사 가능성에 유족 상속분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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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수사당국, 마라도나 주치의 '과실치사' 혐의 조사

의료적 과실 여부 조사 위해 주치의 집·진료실 압수수색

유족 측근 "고인이 유서 안 남겨...큰 싸움 일어날 것"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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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망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수사당국이 고인의 주치의를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텔람통신과 일간 라나시온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찰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마라도나 주치의 레오폴도 루케의 집과 진료실을 압수 수색했다.

수사당국은 지난 25일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에 의료적 과실이 있었는지를 보기 위해 의료 기록과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수색했다고 텔람통신은 보도했다.

검찰은 특히 마라도나가 뇌 수술 후 자택에서 치료받으며 회복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점이 없었는지, 루케가 마라도나의 상태를 얼마나 자주 살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이던 고인은 60세 생일 며칠 후인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을 집도했던 신경과 전문의 루케는 “수술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수술 8일 만인 지난 11일 퇴원해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집에서 회복하다 25일 정오 무렵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숨졌다.

심장마비 당시 루케는 마라도나의 집에 없었으며, 집에 머물던 간호사가 당일 새벽 마라도나의 생전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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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마라도나의 유산을 놓고 유족들 간에 상속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족의 측근은 27일 AFP통신에 “큰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고인이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선수와 감독 시절 연봉과 광고 계약 등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벌어들인 돈을 아낌없이 쓰기도 했다. 그의 자산 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일부 언론은 9,000만달러(약 994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유명인의 자산가치를 추정하는 웹사이트 ‘셀러브리티 넷 워스’는 이보다 훨씬 적은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로 추산했다.

고인의 유니폼부터 선물 받은 슈퍼카, 초상권 등도 주인이 정해져야 한다. 생전 마라도나는 사후에 모든 자산을 기부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아르헨티나 법상으로는 전체 자산의 5분의 1까지만 기부할 수 있으며, 최소 3분의 2가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상속돼야 한다고 AFP는 설명했다.

마라도나는 공식적으로 한 차례 결혼하고 이혼했다. 2003년 이혼한 전 부인 클라우디아 비야파녜 사이에서 두 딸 달마와 지안니나를 뒀다.

그러나 결혼 밖에서 얻은 자녀들이 더 많다. 그는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이탈리아 가수와 낳은 아들 디에고의 존재를 인정했고, 또 다른 여성과 낳은 딸 하나도 2008년 뒤늦게 받아들였다.

여자친구였던 베로니카 오헤다와의 사이에서 2013년 아들 디에고 오헤다를 얻었으며, 지난해에는 쿠바에 있는 혼외자 3명도 등장했다. 확인된 자녀만 8명으로 늘어나자, 마라도나가 자녀들만으로 축구팀을 만들려 한다는 농담도 나왔다. 아르헨티나 변호사인 마르틴 아폴로는 로이터통신에 “마라도나의 자산은 상속 재판을 통해 8명의 자녀에게 배분된다”며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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