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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5만원권 어디로…한은 "내년 발주량 많이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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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월 5만원권 환수율 25.4%

5만원 발행된 2009년 6월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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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5만원권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코로나19 영향에 현금이 되돌아오는 비중이 높은 업황들이 일제히 부진했던데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가계와 기업 등이 비상용 현금으로 5만원을 쌓아두려는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만원권이 지하경제로 유입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 평가 및 요인'에 따르면 올해 1~10월 5만원권 환수율은 25.4%로 지난 2009년 6월 5만원권이 최초 발행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5만원권 발행액은 21조9000억원, 환수액은 5조6000억원 규모였다.


과거 금융불안기에는 경기위축 등으로 고액권 발행액과 환수액이 모두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5만원권 발행액이 늘어나면서도 환수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환수율이 급락한 것이 특징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고액권인 만원권 환수율은 107.1%로 전년대비 6.5%포인트 상승했고, 2008년 금융위기엔 95.1%로 전년대비 0.8%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무엇보다 과거 금융불안기와는 달리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특성상 자영업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여가 서비스업 등의 대면 상거래 활동이 크게 감소했다. 화폐 유통 경로상 현금입금 비중이 높은 이들 업황들이 부진해 5만원권 환수경로에 부정적인 충격이 발생해 환수액이 급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시중은행 담당자들과 전화면담을 한 결과 특히 면세점, 카지노 등 관광지 인접점포, 환전영업자 거래 영업점 및 ATM의 5만원권 입금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에 대비해 예비용 수요가 증가한 것도 5만원권 환수율이 급락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비용 수요 증가는 시중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저금리 등으로 현금보유 성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위기 대응을 위해 이뤄진 추가 금리인하 조치로 현금보유 기회비용이 더욱 낮아짐에 따라 가치저장 및 예비용으로 고액권 화폐를 쌓아두려는 성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옥지훈 한은 발권국 발권기획팀 과장은 "경제에 부정적 충격이 가해지며 5만원권 환수율이 낮아진 것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면 환수율도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2021년 조폐공사 발주량을 2020년에 비해 많이 늘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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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은 타 권종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만원권은 70.5%, 오천원권은 86.9%, 천원권 86.2% 등이었다. 환수율 하락 폭 역시 5만원권은 39.4%포인트나 떨어진 반면 만원권은 -34.7%포인트, 오천원권 1.3%포인트, 천원권 -1.3%포인트 등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주요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국에서도 저금리 기조 기속과 경제적 불확실성 확대, 현금 접근성 약화 등에 따른 예비용 화폐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10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100유로 이상 고액권 환수율이 76.7%로, 지난해 같은기간(96.0%)대비 급격히 하락했다.


한은은 다만 주요국 고액권 대비 5만원권 환수율이 더욱 낮은 것은 5만원권이 생애주기상 수요 성장기에 있으며,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자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융불안기 고액권 환수경로가 영향을 크게 받은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옥 과장은 "코로나19 진행상황에 따라 5만원권 환수율도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진정되더라도, 주요국에서의 사태 확산으로 대외경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5만원권 순발행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5만원권 환수율 하락을 지하경제 유입과 연관 짓는 시각에 대해서는 "지하경제 유입 등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화폐유통경로상 부정적 충격, 경제적 불확실성 증대에 의한 예비용 수요 확대 등 경제적 충격이 크게 작용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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