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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전두환 회고록 출간부터 1심까지…3년 7개월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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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만 34명 "헬기사격 목격" vs "무장헬기 출동했지만 사격 안해"

21차례 재판 중 두 번 출석 "5·18 헬기 사격 없는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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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회고록(CG)
[연합뉴스TV 제공]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형사 처벌을 받았던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또다시 피고인석에 섰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반란과 5·18 내란 살인 및 뇌물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던 전씨는 23년 만에 또다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형사 재판 1심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재판은 표면적으로는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하고 증언한 사제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것이 사자(死者)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광주 전일빌딩 감정 결과와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자국민을 향한 군의 헬기 사격을 국가 기관이 다시 한번 판단하는 기회이자 사실상 5·18과 관련한 전씨의 마지막 사법 처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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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회고록 선고 공판, 11월 30일 광주서 열린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17년 전두환 회고록 출간…2018년 사자명예훼손 혐의 기소

2017년 4월 전씨의 '전두환 회고록'이 출간된 후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같은 달 27일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광주지검은 고소장이 접수된 지 9개월이 지난 2018년 1월 회고록 집필자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시도했으나 전씨는 2018년 2월과 3월 두 차례 모두 불응했다.

검찰은 2018년 5월 3일 전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광주지법은 형사8단독에 전씨의 형사재판을 배당했지만 재판은 바로 열리지 않았다.

전씨는 고령과 재판 관할권을 이유로 서울에서 재판을 받겠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냈으나 2018년 7월 11일 열린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기각됐다.

이후 두 차례 공판기일을 연기한 끝에 8월 27일 1차 공판이 열렸지만 전씨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전씨는 다시 서울에서 형사재판을 받겠다며 관할이전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재판은 또다시 미뤄졌고 2019년 1월 7일 2차 공판이 열렸으나 전씨는 이날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장이던 김호석 판사는 다음 재판에도 나오지 않으면 신병을 강제로 확보하겠다는 구인장을 발부했고, 지난해 2월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장은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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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첫 법정 출석한 전두환 취재진 질문에 "왜 이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전두환 첫 법정 출석…불출석 허가받은 뒤 골프, 12·12 회동 논란

전씨는 지난해 3월 11일 열린 3차 공판에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출석했고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이래"라고 고함쳤다.

새 재판장인 장동혁 부장판사는 방어권 보장 등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전씨의 불출석을 허가했다.

이후 지난해 5월 4차 공판부터 지난 9월까지 1년 5개월 동안 17차 공판까지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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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2019년 11월 강원 홍천 모 골프장 라운딩 포착
[정의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불출석 허가를 받고 재판을 진행하던 중 전씨가 지난해 11월 강원도 홍천에서 골프를 치고 지난해 12월 12일 12·12 가담자들과 오찬 회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전씨의 불출석 허가 취소를 검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장 부장판사는 불출석 허가를 유지했다.

장 부장판사는 올해 1월 초 사직하고 고향인 대전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4·15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마했다.

이후 세 번째 재판장인 김정훈 부장판사가 지난 2월 배정됐다.

재판장이 바뀌면서 전씨는 절차에 따라 지난 4월 27일 12차 공판에 다시 출석해 인정신문을 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 전씨는 "내가 알기로는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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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선고 공판' 준비로 분주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선고 공판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 경호를 위한 철제 펜스가 설치되고 있다. 2020.11.29 iny@yna.co.kr



◇ 1심 재판 2년 6개월간 진행…법정 선 증인만 34명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따라서 5·18 기간 광주 시내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됐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그동안 세 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 18차례의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 중 증인신문만 14차례 진행됐고 법정에 선 증인만 34명이었다.

8차례 이뤄진 검찰 측 증인신문에서는 학생·간호사·성직자 등 23명(전문가 증인 2명 포함)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직접 목격하거나 헬기 파견 부대에 근무하며 보고들은 정황, 전일빌딩 탄흔 감정 결과 등을 말했다.

5차례 진행된 전씨 측 증인신문에서는 군 지휘부와 광주에 투입됐던 조종사 등 11명이 무장 헬기가 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광주에 도착해서는 비무장 상태로 다닌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씨에 대한 선고는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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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전두환 회고록 출간부터 5·18 사자명예훼손 재판까지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sunggu@yna.co.kr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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