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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울리는 회계정책]시스템 구축만 3억…기업은 '회계부실' 낙인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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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제도 도입 후 16년 만에 '감사'로 강화

시스템 구축 최소 6개월, 억대 비용도 부담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내부 회계 관리 제도 ‘감사’가 뭐기에 십수 년 경력 ‘재무통(通)’들도 머리를 싸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재무제표 오류와 부정·비리를 막기 위해 재무 보고와 관련된 회사 업무를 관리·통제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깐깐하게 살핀다”는 것이다. 즉, 정답지에 적힌 숫자뿐 아니라 이를 도출하는 풀이 과정도 면밀히 채점한다는 말이다. 학창 시절 수학 문제를 풀 때를 떠올려보자. 객관식보다 주관식 시험이 더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수리 논술형은 한층 부담된다. 회계도 마찬가지다. 답과 풀이 모두 완벽히 해야 하니 앓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내부 회계 관리는 통제 환경 위험 평가 등 5개 구성 요소, 도덕성과 윤리적 가치에 대한 책임 등 17개 원칙, 75개 중점 고려 사항으로 체계화돼 있다. 예를 들어 ‘적격성 유지’ 원칙과 ‘승계 계획 및 준비’라는 중점 사항을 고려할 때, 회사는 내부 회계 관리 제도와 관련된 중요한 역할에 대한 승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가능성 있는 후보자 군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을 해야 한다. 만약 후보군이 충분치 않거나 교육·훈련의 실효성이 떨어지면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내부 회계 관리 제도는 2001년 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한시적인 제도로 처음 도입돼 2003년 외부감사법으로 이관, 항구적으로 법제화됐다. 하지만 인증 수준이 감사가 아니라 ‘검토’에 머물러 허울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다 이를 감사로 격상하는 방안이 2017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표준 감사 시간 제도와 함께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2018년 11월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기업 규모별로 유예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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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부 회계 감사 준비에는 큰돈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현재 내부 회계 관리 제도를 운용 중인 회사도 감사 전환에 따른 재정비에만 6개월가량이 걸린다”며 “사전 준비, 현황 분석, 통제 설계 및 정비, 운영 준비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은 기존 내부 회계 관리 제도를 운용한 경험이 있어서 큰 틀은 갖춘 기업에 해당하는 최소 기간”이라며 “처음으로 도입하는 기업은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시범 운영 등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해 더 많은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전무는 “이번에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 기업에 적용해보니 시스템 구축에만 평균 2억8000억원이 들었다”고 전했다.

제도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감사 결과, 아시아나항공(020560), 예스코홀딩스(015360) 등 4개사가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우려와 달리 연착륙 중”이라는 낙관론과 “대기업조차 이런데…”라는 비관론이 모두 나온다. 미국은 내부 회계 감사가 시행된 첫해에 적용 대상 기업의 15.7%가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내부 회계 감사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유·무형의 불이익이 따른다. 우선 코스닥시장 상장 법인이 비적정 의견을 받는 경우 투자 주의 환기 종목에 지정된다. 2년 연속이면 상장 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른다. 다만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법인은 이 같은 시장 조치가 면제된다. 그러나 신뢰도 저하, 주가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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