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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마켓인]"주식 조금씩 팔고있어…자산배분 전략에 충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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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이규홍 사학연금 CIO 인터뷰

"美정권 교체되겠지만 근본이 바뀌진 않아"

"수탁자책임 활동 위한 내부 규정 정비 마쳐"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 대통령에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자산 가격 변화도 예상된다. 이데일리는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시장 ‘큰 손’인 공제회·연기금의 CIO를 만나 이들의 운용 전략과 시장 전망을 듣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이데일리 이광수 조해영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인 고점을 갈아 치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높아진 절대 가격으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시기다. 국내 기관의 선택은 어떨까. 교직원의 연금 기금 18조원(작년 말 기준)을 운용하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은 최근 국내 주식을 조금씩 내다 팔고 있다. 단기적인 시장 전망 때문은 아니다.

국내 주식 비중 조정중…3Q 수익률 5.67%

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는 최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사학연금은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공적 연금으로 단기적인 시장 대응을 지양하고 중장기 배분에 집중한다”며 “지수가 오르면서 국내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주식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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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규홍 사학연금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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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투자 원칙은 코로나19로 시장이 급락한 지난 3월에도 지켜진 바 있다. 사학연금은 지난 3월 지수가 1500선 아래로 추락했을 때 오히려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CIO는 “당시는 전략적 자산배분에 따르면 매수 찬스였다”며 “공포에 휩싸여서 쉽사리 진입하지 못한 곳도 있지만 사학연금은 과감히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사학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은 수익률로 입증됐다. 3월 코로나19로 자산가격이 급락해 마이너스(-)4.12%을 기록했던 수익률은 한 달만인 지난 4월 -0.65%로, 5월에는 2.64%로 단기간에 회복했다. 저점에서 과감하게 주식 비중을 늘렸던 판단이, 곧바로 찾아오는 반등장에 들어맞았다. 사학연금의 3분기 기준 기금 운용 수익률은 5.67%로 타 공제회·연기금에 비해 우수하다.

“변화하되, 쏠리지 않게 투자할 것”

내년에 들어서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같은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 CIO는 “정권에 따라서 약간의 정책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큰 틀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기조를 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균형을 맞추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CIO는 “코로나19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그랬을 때 포트폴리오가 한 쪽으로 쏠려있다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체자산과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고 저금리 상황을 반영해 채권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화도 감지된다. 이 CIO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산업과 헬스케어, 디지털 인프라 등 자산의 전망이 좋게 봤다. 그는 “다만 이미 상황이 벌어진 뒤에 투자를 하는 것은 늦은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투자전망이 좋아진 업종은 이미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투자 건에 따라서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RI 비중 두 배로 늘려…수탁자책임 활동도 나선다

사학연금은 올해 사회책임형(SRI)투자 비중을 두 배 가량 늘렸다. 이 CIO는 “올해 국내주식 위탁유형에서 SRI유형의 비중을 두 배로 늘렸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도 높은 상황으로 사학연금도 공적 연기금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수탁자책임 활동에도 나선다. 작년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 7개를 제정했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참여자 인증을 받았다. 올해는 내부 규정 정비까지 마쳤다. 그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탁자책임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벤처투자와 관련해서는 역량이 검증된 상위 운용사를 중심으로 출자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이 CIO는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좋은 딜(deal)은 한정돼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며 “검증된 운용사를 중심으로, 작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투자하는 운용사 선정을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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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규홍 사학연금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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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

△삼성생명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애널리스트 △동부자산운용 리서치팀장 △NH아문디자산운용 CIO △아센다스자산운용 대표 △현(現)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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