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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한미일 겨냥 ‘한중일 FTA’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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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찾아 코로나·경제 협력 주장, 환구시보 “동북아의 부족함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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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세종로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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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한·일(韓日) 순방에서 양국 정부에 공통으로 ‘코로나 방역’과 ‘한·중·일 경제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중국이 미국 정권 교체기에 ‘보건’과 ‘경제’ 이슈를 앞세워 한·미·일 협력 체제 대신 동북아 지역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는 27일(현지 시각) “(권위적 자본 국가에 맞설) 동맹을 결집하겠다”면서 공개적으로 ‘중국 견제’ 메시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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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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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면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 경제 통합을 촉진하자”고도 했다. 그는 26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만찬에서도 “한·중·일 FTA에 박차를 가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높은 수준의 경제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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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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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자료를 보면, 왕 부장은 지난 24일 도쿄에서 가진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과 양자 회담에도 “RCEP의 조기 발효 추진, 한·중·일 FTA 협상 및 지역 협력 프로세스 적극 추진, 규칙 기반 다자무역 체제 공동 수호 및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코로나 공동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한·일 양측과 긴 시간 동안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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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일본을 방문한 왕이(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도쿄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회견에서 양국 간 비즈니스 왕래를 이달 중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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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왕 부장의 한·일 순방 기간 중 “중·한·일 FTA는 동북아 지역 협력 제도의 부족함을 보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이 의장국으로 오는 12월 서울에서 개최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FTA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유예와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파행,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3각(角) 공조 체제가 약화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한·중·일 협력을 적극적으로 띄우는 모양새다. 중국이 ‘한·중·일 FTA’를 강조하는 것은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조치 중 하나로 풀이된다. 북방 3각(북·중·러)에 맞선 남방 3각(한·미·일) 결속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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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협의회 이미지. /SBS뉴스 화면 캡처


중국이 ‘방역’과 ‘경제’를 한중일 협력의 틀로 삼은 것은 이 분야들이 군사·안보에 비해 갈등 소지가 적고 중국이 주도권을 잡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한·중·일 FTA는 이미 2013년 논의가 된 적이 있어 재추진하기 수월하다”면서 “미·중 갈등 상황에서 이런 지역경제 협력이 논의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중국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美 설리번 “권위적 국가에 맞서 동맹결집” 中견제… 코로나 책임도 강조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게 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27일 대중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국가안보회의(NSC)의 주요 관심(major focus)은 코로나 대응에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일(코로나 대유행)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중국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했다. 코로나의 세계적 대유행 책임 일부가 중국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선 그간 중국이 코로나 발병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조기에 적절한 방역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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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이 지난 24일 기자회견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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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은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의 정책과 달리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지지하도록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패 및 도둑 정치(kleptocracy·소수의 권력자가 부를 축적하는 정치)와 싸우고, 권위적 자본주의 국가들에 더 큰 투명성과 규범에 기반한 체계 참여를 요구하도록 동맹들을 결집할 것”이라고 했다. ‘권위적 자본주의 국가’는 미국에서 통상 중국이나 러시아를 가리킨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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