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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 “새 영화 이웃사촌, 실제 정치인 얘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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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가 맡은 역할 ‘DJ 같다’ 논란

“1980년대를 우화적으로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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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이웃사촌’ 촬영을 마친 뒤 미투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오달수(위 가운데)는 이번 개봉으로 스크린 복귀했다. [사진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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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야기를 가져와 연출하는 분들은 계시잖아요. 제 역할은 그 시대에 벌어질 만한 이야기에 판타지와 새로움을 덧입히는 거예요. 다큐처럼 푸는 건 제 역할이 아니죠.”

1980년대 시대상을 토대로 한 코미디 영화 ‘이웃사촌’(25일 개봉)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사 논란에 휩싸인 이환경(50·사진) 감독이 본지 인터뷰에서 한 항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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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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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2013)에서 교도소에 간 여섯 살 지능 아빠와 어린 딸 얘기로 1281만 관객을 웃기고 울린 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선 군부 독재 시기인 1985년 해외에서 입국하면서 가택 연금당한 야당 총재이자 차기 대권 주자 이의식(오달수)과 이웃사촌으로 위장한 도청팀장 유대권(정우)의 우정을 그렸다. “영화의 인물·소재·스토리 등은 모두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유사한 경우가 있어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는 안내 자막을 걸었지만, “누가 봐도 김대중 대통령 이야기”란 반응이 적지 않다.

대구 출신인 배우 오달수가 캐스팅된 이후 초고에 있던 전라도 사투리가 빠졌다는 점에도 불만이 쏟아졌다. 언론 인터뷰에서 오달수는 “정치영화가 아니라 휴먼 드라마인데 굳이 누군가가 생각될 만한 걸 할 필요가 있나 했다. 감독께서 사투리를 삭제하고 새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잘한 일 같다”며 “그분을 자칫 욕되게 할 수도 있고. 굉장히 조심스러워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로 대표되는 김대중 대통령을 오달수가 맡아 희화화해 말 그대로 웃긴 놈 만들어 버리는 저의가 무엇이냐” “김대중을 모티브로 하고 전라도 사투리를 지운 영화다. 영화가 어떤 환상의, 안전한 부분만을 편취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는 등의 비판이 잇따른다. 이에 영화사 측은 25일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은 가택연금뿐, 다른 것들은 허구에 의한 상상”이란 주장을 본지에 거듭 밝혔다. 각본을 겸한 이환경 감독이 상상한 정치 우화적 성격의 영화란 것.

언론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이 감독은 “‘7번방의 선물’이 교정제도와 사법제도를 꼬집는 게 아니라 부녀의 교감과 사랑을 그린 영화였듯 ‘이웃사촌’ 도 1980년대라는 좀 말도 안 되는 웃음과 울음이 교차한 아이러니한 시기를 자택격리란 부분과 맞닿아 재밌게 풀어보려 했다.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두 남자와 가족들의 우정과 사랑 등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특히 연상되는 한 분(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시겠지만, 그다음에 또 다른 분(김영삼 전 대통령)도 자택 격리당하셨다. 두 분 이야기를 책으로 읽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는 “역사적으로 살짝 가져오고 다른 부분을 덧입힌 게 아니다. 내가 학습한 여러 부분이 머릿 속에 움직이면서 캐릭터를 구상하다 보니 많은 정치인이 여기저기 보이는 느낌이 있는 것”이라며 “좋은 정치인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내가 학습한 부분을 투영하는 것도 감독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된장찌개처럼 익숙한 맛을 어떻게 새롭게 보여줄까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너무 쉽게 생각하며 간 것 아니냐는 리뷰도 봤다”며 “‘7번방의 선물’ 애드벌룬 장면처럼 현실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어른들의 우화, 동화 같이 읽히길 바랐다. 당시 정서를 서슬 퍼런 잣대가 아닌 우화적인 느낌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7번방의 선물’ 이후 제가 가진 것을 나누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사람을 이해시키고 화해하고 용서하는 영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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