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곳이 불교계다. 불교계는 법회가 줄어든 데다 연등회 등 행사가 취소되고 문화재 관람료까지 줄어들어 이중 삼중 고통을 겪고 있다.
조계종에 따르면 대표 사찰인 수덕사의 경우 전년 대비 관람료 수입이 47.5% 감소했다. 종단 측은 사찰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30% 정도 문화재 관람료가 줄었을 것으로 본다. 기도비가 가장 많이 접수되는 9월 중순 백중기도 때 수입도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총무원장 스님 등 주요 보직 스님들 중심으로 활동비를 전액 및 일부 반납한 상태다. 또 일선 사찰의 어려움을 감안해 종단으로 올려보내는 각 사찰의 분담금 10% 감면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부 비용 절감에도 나서 종무원의 인건비 삭감, 무급휴직 도입 등도 시행하고 있다.
종단 관계자는 "일선 사찰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하던 일들을 스님들이 직접하게 되면서 수행 중인 스님들에게 업무 하중이 지나치게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의 경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모든 직원들의 급여를 동결했고 교구의 지원을 받는 모든 부서와 기관 단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선교나 기부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힘들어 일선 사제들과 직원들의 고통이 큰 상황이다. 교구 측에서는 2021년 예산안의 경우 기관별로 20~50% 감축 예산안을 편성하도록 요청한 상태다.
다른 지역 교구들도 사제 급여 및 생활비 반납이 이어지고 있고, 교구 직원들의 구조조정 및 눈물겨운 비용 절감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헌금이 대폭 줄어든 개신교도 비용 절감에 나섰다. 교계 관계자들은 대형 교회의 경우 30% 이상, 지역 소형 교회의 경우는 80%까지 헌금액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한다. 신도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교회일수록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교회의 경우 전기세, 냉난방비 조달도 어려운 곳이 있다는 소문이다.
대표적 대형 교회인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경우 30% 정도의 긴축 재정을 펴고 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홍보국만 해도 예산의 50%를 삭감했다"면서 "기타 교회 기관들도 30% 정도 삭감을 각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독교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20년 결산 및 2021년 계획을 위한 한국교회 재정 세미나'를 열어 코로나 국면 교회 재정에 대한 변화를 논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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