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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미세전류가 만병통치약? 코로나에 `면역 효과 있다`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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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세전류'가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며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부각되고 있다.

몸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 면역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는 미세전류 팔찌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미세전류 마스크도 등장했다.

미세전류 팔찌를 판매하는 한 업체는 홈페이지에 "저리고 쑤신 곳에 착용만 하면 생체에너지(ATP) 증가로 활력 있는 몸 상태를 유지시켜준다"고 언급한다. 또 다른 판매 업체는 미세전류 팔찌가 효과가 있다는 한의학 전문의 인터뷰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했다. 가격대는 10만원 중·후반대로, 웬만한 건강보조식품에 비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세전류 팔찌를 통해 ATP가 증가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유전학자인 김우재 박사는 "우리 몸에서 ATP를 만드는 공장은 미토콘드리아이며 이 과정은 완전한 생화학 합성 과정"이라며 "몸 밖에서 미세전류를 몸 안으로 흘려보낸다고 ATP가 차오른다면 사람의 몸에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전기 콘센트에 코드를 꼽아 전기를 공급받으면 된다는 이야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우리 몸 안에 전기적 생리작용이 있는 것은 맞는다. 우리가 생각하고, 맛을 느끼는 모든 것이 전기신호를 통해 움직인다"며 "이러한 몸 안의 전기적인 생리작용은 외부에서 함부로 영향을 받는 엉터리 시스템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세전류 팔찌를 만드는 주요 원료인 토르말린의 효과에도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 교수는 "토르말린은 보석으로서 가치는 없지만 자기적인 성질이 있어 관심을 받는 평범한 돌"이라며 "전혀 새로운 광석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학계에서 일부 미세전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전문의들 중에서도 통증 완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 치료법은 아직 의료계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방식이 아니라 거의 쓰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효과 검증 여부를 가장 단순하게 판단하는 방법은 '의료기기 등록 여부'다. 대부분 건강팔찌는 의료기기가 아닌 공산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미세전류 팔찌는 없다.

그러나 관련 업체들은 미세전류 관련 제품들이 의료기기로 등록돼 있지 않더라도 효과에 대한 논문은 상당하기 때문에 미세전류 팔찌 효과가 일부 검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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