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기자의눈] 코로나 백신 부작용, 감당할 수 있습니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주원 바이오IT부 기자

서울경제


초미의 관심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취재한 지도 벌써 10개월. 최근 들어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그래서 내년에는 여행 갈 수 있냐?”는 것이다. 백신 개발 성공 소식이 속속 들려온 만큼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코로나19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나온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역으로 질문한다. “백신 맞을 거야?”. 역질문에 당황한 지인들의 얼굴은 이내 기대감에서 고민 가득한 모습으로 바뀐다. “글쎄···.”

백신을 맞을지 안 맞을지는 선택이다. 백신 개발을 이끌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백신을 안 맞겠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9월 미국 성인 남녀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의사가 있는지 묻자 5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세계 2위라는 브라질에서는 대통령이 먼저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르면 다음 달 미국과 영국 등에서 백신이 승인을 받고 접종이 시작된다지만 안전성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 만큼 실제 대다수가 주사를 맞고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통상 10년이 걸린다는 백신 개발을 10개월 만에 했으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백신 부작용은 고열과 근육통·오한·두통 등이 대부분이지만 장기적 부작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존슨앤드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가 부작용 의심 사례로 임상 3상을 중단하면서 불안감을 더하기도 했다. 서두르다 보니 연구진의 실수도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 복용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연구진의 실수로 복용량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바이오 업계 대표가 “분명히 엎어지는(부작용) 사례가 한두 곳은 나올 것”이라며 호언장담한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었다.

‘백신 만능주의’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라 백신에 대한 불신을 거둬 내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 당장 우리 정부는 전 국민의 60%인 3,000만여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에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우리 국민에게 당당하게 ‘백신 접종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백신에 대해 물어본 지인에게 역질문을 했듯 기자는 정부 관계자에게 묻고 싶다. ‘백신 맞으시겠습니까, 본인이라면?’

joowonmail@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