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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외계인이 도로 가져갔나? 돌연 사라진 美 유타주 ‘의문의 삼각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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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타주(州) 동남부 사막에서 발견돼 ‘외계인 설치설'까지 제기돼 네티즌들의 ‘성지순례' 대상이 된 정체불명의 ‘삼각기둥’이 지난 27일 밤사이 갑자기 사라졌다. 지난 주 당국이 이 물체의 존재를 발견한 지 9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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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타주의 한 사막에서 발견된 높이 약 3미터 삼각기둥의 모습./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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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주 토지관리국은 이날 페이스북에 “개인 혹은 단체에서 ‘모노리스’(Monolith)라는 이름이 붙은 불법 설치 구조물을 지난 27일 해당 지역에서 철거됐다는 믿을 만한 보고를 받았다”며 “주 당국에서 철거 작업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삼각기둥은 27일 밤 밤사이 ‘정체불명의 일행'들에 의해 제거됐다고 토지관리국은 밝혔다. 그러면서 “‘모노리스 철거 사건’은 사유재산 관련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관련 조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 보안관실은 이번 사건을 조사할 것이냐는 질의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 괴물체는 지난 18일 유타주 야생동물 관리부서가 일대에 서식 중인 큰뿔양 개체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다. 헬리콥터 조종사 브렛 허친스가 헬기를 타고 상공(上空)에서 이 작업을 돕다가 9.5 피트(약 289cm) 길이의 삼각기둥이 세워진 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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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주에서 발견된 삼각기둥은 구글 어스 2015년 8월 지도엔 나타나지 않는데, 2016년 10월의 위성 이미지에선 관측됐다. /구글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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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체는 외견상 금속 재질로 만들어졌고, 땅에 단단히 심어져 있었다고 허친스는 전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수년간 비행하며 발견했던 것 가운데 가장 이상했다”며 아마도 그것은 설치 예술 작품일 것 같다고 말했다.

주 당국은 “사막에서 발견된 기둥체는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세운 작품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당신이 어느 행성에서 왔더라도 연방에서 관리하는 공공 토지에 허가 없이 구조물이나 예술품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했다. 주 당국은 안전 문제로 기둥이 세워진 곳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미국 네티즌 수사대의 ‘표적’이 됐다. 네티즌들은 이미 공개된 사진에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구글 어스 등을 동원해 삼각기둥이 자리한 곳을 알아냈다. 바로 샌 후안 카운티의 록 허트 분지였다. 네티즌들은 이 괴물체가 나타난 시점도 추론해 냈다. 구글 어스 2015년 8월 지도엔 없던 것이 2016년 10월의 위성 이미지엔 관측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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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서 ‘헤비 디(Heavy D)’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네티즌이 유타주에서 발견된 정체 불명의 삼각 기둥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페이스북


소셜미디어에서 ‘헤비 디(Heavy D)’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은 25일 페이스북에 해당 기둥 위에 올라간 영상을 올렸다. 그는 “찾았다. 순간 이동하려고 했는데, 고장난 거 같네(Found it Tried to get beamed up, must be out of service)”라고 적었다. 앞서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선 “이 기둥이 외계인이 설치한 ‘순간이동 장치’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BBC는 “관련 보도가 나온 지 채 48시간이 지나지 않아 소셜미디어엔 기둥 앞에서 찍은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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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서 ‘헤비 디(Heavy D)’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이 25일 유타주에서 발견된 삼각기둥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 기둥엔 ‘유타 모노리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삼각기둥이 1968년 개봉한 SF영화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모노리스(Monolith)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유타 모노리스는 오픈 백과 사전인 위키백과에까지 표제어로 등장했다.

기둥의 정체는 그러나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일각에선 기둥의 모양이 2011년 사망한 조각가 존 매크레켄(John McCracken)의 작품 경향과 흡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매크레켄 갤러리 측 관계자는 NYT인터뷰에서 “고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료 예술가의 작품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CNN은 “이 삼각기둥을 어느 예술가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외계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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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개봉한 SF영화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장면 중 모노리스(기둥)가 등장하는 장면.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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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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