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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이 내세우는 '반중', 한국판 트럼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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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틈엔가 반북에서 반중으로 바뀐 국내 보수의 기치

국내 보수진영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워왔던 '반북(反北)'이라는 구호는 어느 틈엔가 '반중(反中)'이라는 기치로 바뀌었다. 북한의 '위협 정도'가 현실적으로 크게 감소되고 동시에 남북 교류와 북미 회담 등으로 실제 '반북'이라는 이슈의 효과가 반감되고 북한의 위협 이미지가 현저히 감소되자 이제 그 대체재로서 '반중국'이라는 이슈를 내세우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급부상하는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그 배경으로 작동되었고,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에 편승한 측면이 있다. 주지하는 바처럼, 트럼프는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자 이를 중국에 전가하기 위하여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는 표현을 고집하면서 중국을 '악마화'해왔다.

과대포장 된 중국에 대한 반감

중국에 대한 반감은 주로 인권문제를 비롯하여 미세먼지, 동북공정, 군사주의 팽창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중국의 인권문제는 물론 있고 때론 심각하기도 하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인권 문제에 자신 있는 나라는 드물다. 예를 들어, 미국에도 흑인 인권 차별을 비롯해 심각하게 존재한다.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하는 흑인에 대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 중 1/3이 일생 동안 감옥에 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번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도 흑인이 백인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트럼프주의, 트럼피즘(Trumpism)이 공공연히 내세웠던 인종 차별, 반이민 정책 등은 그 자체로 명백한 인권 탄압이다.

미세먼지 발생의 문제도 당연히 '중국 요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인 우리나라가 탄소배출이 무려 세계 6~7위다. 세계 환경단체로부터 기후악당 국가로 비난받고 있는 나라다.

'동북공정' 문제를 비롯해 최근 "한복이 중국 것이라고 우긴다"라는 기사는 우리 국민의 큰 공분을 샀다. 그런데 전에 중국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등 본토까지 우리 영토였다는 한국 네티즌의 주장이 중국 네티즌을 크게 분노케 한 사건도 있었다. 극단적 민족주의와 국수주의 경향은 서로 상대방을 크게 자극시키고 선동하는 큰 요인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을 침소봉대로 부풀리기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다. 일부 언론은 그런 기사를 활용하여 손쉽게 클릭수를 늘리면서 민족정서를 자극하고 다시 그것을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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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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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보수세력의 '반중' 논리는 어김없이 문재인 정부와 중국 얽어매기로 연결된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기에 중국에 훨씬 더 접근하고 친중 경향을 드러냈다. 중국을 방문해 중국어로 연설하고 천안문 망루에 올라 전승절(戰勝節) 열병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1/4을 점하고 있는 등 현재 우리 경제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되는 나라다. 우리에게 커다란 실제적 이익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시기 내에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여 패권 국가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군사적으로도 그러하다. 패권국가의 필수적 요소인 '소프트파워(Soft Power)'의 측면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패권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중국은 그런 요소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중국은 경제개발을 시작해 이제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박정희 시대에 진입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이 동북아 질서 이끌어가야

국제정치 열강의 역학 관계가 교차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이제껏 우리에게 한스러운 비극적 운명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역설적으로 우리가 스스로 힘을 발휘하게 되면 거꾸로 주변 강대국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천혜의 요충지로 전환된다. 더구나 우리 대한민국은 국제무대에서 이미 이전과 같은 약소국이 아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최소한 '중견국가'이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 간에 좋은 관계도 있지만 좋지 않은 상황이 더욱 많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역사적인 측면에서나 지정학적 측면에서 운명처럼 연결되어 있는 한국과 중국 양국 관계에서 먼저 상대방에 대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한 토대 위에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호 공존하며 서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 운용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책임감 없는" 일본과 아직 "개발도상국"인 중국을 견인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충분히 그럴 때가 됐다.

소준섭 기자(namoo00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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