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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종목 현미경] 불매운동·코로나 '이중고' 롯데칠성, 부진 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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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더 이상 주가 조정 제한적"

주류 시장 점유율 극적 회복 제한, 업소용 시장 축소될수도

뉴스1

(롯데칠성음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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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롯데칠성이 일본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칠성이 역경의 시기를 맞아 과도한 주가 하락세를 겪었지만 내년 상반기(1~6월) 매출 확대를 통해 저평가된 주가가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탄산음료·주스·생수 등의 음료 제품과 소주·맥주 등 주류 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종합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시작된 불매운동 타격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롯데그룹은 일본 기업이 아님에도 오너가 재일교포라는 점 때문에 불매운동의 악영향을 받았다.

이후 롯데칠성은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매출액은 6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불매운동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 및 주류 관련 광고판촉비 절감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음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는데 코로나19 탓에 야외활동이 제한되고 긴 장마로 인해 주스·커피·사이다 판매가 부진했던 게 배경이 됐다. 반면 6월 출시된 맥주 신제품(클라우드 생)의 월 매출이 50억원을 상회하는 등 주류 매출액은 늘었다. 소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다만 불매운동이 없었던 2018년 3분기 대비로는 70%에 그치는 수준이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당분간 음료 부문 수요 감소는 불가피해 단기간 내 극적인 실적 회복은 힘들겠지만,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4분기(10~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이 서울 강남역 인근에 보유하고 있는 4만3438㎡(약 1만3000평) 규모의 부지가 개발되거나 매각될 경우에도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해당 부지의 자산 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이 지난 26일 단행한 '2021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칠성의 박윤기(50) 경영전략부문장이 신임 대표이사(전무)로 승진해 새로운 리더십이 세워진 점도 실적 개선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롯데칠성 주가는 최근 3분기 깜짝 실적에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저평가 돼있다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1일 17만원이던 주가는 올해 초(1월2일) 13만6500원까지 떨어진 후 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쳐 지난 27일 9만8400원까지 밀렸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불매운동과 코로나19라는 이중고를 만났었지만 역경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 여파는 현재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롯데칠성은 내년 기저 부담이 타 업체 대비 낮고, 실적으로 인한 더 이상의 주가 조정 역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현 주가 수준은 음료사업의 영업체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현금창출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축소된 이익에 대한 디스카운트 및 보수적인 전망, 서초동 부지 등 비영업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디스카운트 구간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주류 산업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롯데칠성의 극적인 시장 점유율 회복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면 지금보다 업소용 시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 롯데칠성의 근본적인 체력 정상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주 매출 감소로 전사 마진 개선이 다소 제한적인 상황인 만큼 소주 점유율 회복이 절실하다. 2018년 분기 소주 매출은 1000억원에 육박했다.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 최소한 80%이상의 매출 회복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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