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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남자바지 내린 사건…임효준 '추행 무죄'로 뒤집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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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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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훈련 도중 동성 선수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효준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11.27.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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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후배인 황대헌(남·21·) 선수의 바지를 내려 신체를 노출 시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임효준(남·24) 선수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임 선수의 행위를 1심은 '강제추행' 목적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미필적 고의로라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1심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고의적 추행으로 본 반면, 2심은 동료끼리 훈련 중 벌어진 장난에 불과해 고의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의도의 성범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판단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27일 임 선수에 대한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임 선수가 후배인 황 선수의 바지를 내린 행동에 앞서 벌어졌던 황 선수와 여자 동료와의 장난이었다. 재판부는 "임 선수의 행동에 앞서 먼저 여성 동료 선수가 암벽기구에 오르니 피해자(황대헌 선수)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여성 선수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때려 떨어뜨렸고, 여성 선수도 장난에 응하는 행태를 보인다"며 이어 "그 다음 순서로 피해자가 암벽기구에 올라가니 임 선수가 뒤로 다가가 반바지를 잡아당겨 피해자 신체 일부가 순간적으로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선수가 도망가며 놀리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피해자는 머쓱한 표정으로 복장을 바로 잡았다"며 "앞서 벌어진 여성 선수와 피해자인 남자 선수 사이에 행태는 여성 선수도 있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진술해 무혐의 종료된 것으로 보이고 그 다음에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2심 재판부는 임 선수의 행동이 단독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 앞선 황 선수의 장난에서 이어진 것으로 본 셈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해 남자 선수가 여성 선수에게 시도한 장난과 분리해 임 선수가 남자 선수의 반바지를 당긴 행위만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도덕 관념에 반한다고 보기엔 의심스럽다"고 판시했다.

결국 재판부는 임 선수의 행동에서 성적인 자극을 위하거나 추행의 목적이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은 장기간 합숙하고 서로 편한 복장으로 마주치는 일이 흔하고 계주의 경우에는 남녀 구분 없이 엉덩이를 밀어주는 훈련도 한다"며 "임 선수와 동성인 피해자는 10년 이상 같은 운동을 하며 서로 잘 안다"면서 기소된 행동이 성적 목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2심과는 다르게 "피고인의 주장처럼 장난스러운 분위기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해도, 피고인은 본인의 행동으로 피해자의 엉덩이가 노출되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 선수는 지난해 6월 17일 오후 5시경 진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센터에서 체력훈련 중 훈련용 암벽등반 기구에 올라가고 있던 황 선수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 선수는 이미 이 사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의해 지난해 8월 1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연맹은 '성희롱'으로 판단했다. 임 선수는 징계에 대한 재심청구도 기각된 후 법원에 지난해 11월 빙상연맹을 상대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지난해 12월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져 징계가 정지됐고 선수 자격이 유지되고 있다.

만약 임 선수의 '무죄'가 이대로 확정되거나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된다면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도 승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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