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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틀 연속 신규확진 500명대… 거리두기 격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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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확산세 본 뒤 29일 조정 결정

수도권 사우나 고위험시설 추가 등 ‘강화된 2단계’ 조치 도입 가능성

정세균 총리 “하루 1000명 현실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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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 아팠니? 무서웠니?” 27일 서울 강서구 강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아이가 울자 엄마가 안아주며 달래고 있다. 이 아이는 콧속으로 면봉을 밀어 넣어 받는 진단검사 직후 아프다며 울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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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예측 불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방역이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유행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69명. 이틀 연속 500명을 훌쩍 넘었다. 최근 일주일 국내 지역사회 감염만 일평균 382.4명이다. ‘전국적 거리 두기’ 2단계 기준을 넘어 2.5단계에 바짝 다가섰다. 일주일 이상 신규 확진자가 300명 이상이면 전국 2단계, 400명을 넘으면 2.5단계를 내릴 수 있다. 현재 수도권에는 거리 두기 2단계가, 비수도권은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1, 1.5, 2단계가 시행 중이다.

일각에선 확산세를 꺾기 위해 선제적 격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거리 두기 2.5단계에선 전면 운영 중단이나 시간제한 대상이 크게 늘어난다. 정부가 검토 중인 건 전국의 거리 두기를 1.5단계로 통일하는 것이다. 2단계 이상으로 올리는 건 지자체가 결정한다. 수도권의 경우 2.5단계 격상보다는 사우나 등의 고위험시설 추가 등 ‘핀포인트’ 방역 조치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일종의 ‘강화된 2단계’인 셈이다. 정부는 주말 상황을 지켜본 뒤 29일 중대본 회의에서 거리 두기 조정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확산세가 곧 잡힐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27일 오후까지 4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해 28일 발표에선 또 5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곳곳에서 방역 과부하가 나타나고 있다. 26일 기준 자가격리자 수는 6만2000여 명. 한 달도 안 돼 2배로 늘었다. 확진자뿐 아니라 자가격리자 관리 부담도 현장 방역을 어렵게 만든다. 진단검사도 매일 2만 건 이상 실시 중이다. 중증환자 병상은 수도권과 제주를 빼고 지역마다 10개를 밑돌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지금의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하루 1000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전주영 기자

▼ 2단계로 올려도 잡히지 않는 수도권… 사흘 만에 추가 격상 논의

집단감염 이어지자 재조정 검토
“경제 고려 더 지켜보자” 신중론 “2.5단계 선제 격상해야” 의견도
고위험시설 ‘핀셋 방역’ 가능성
각계 의견 수렴해 29일 최종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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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24일 수도권에 거리 두기 2단계가 시작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7일 브리핑에서 “거리 두기를 강화할 필요성, 방안에 대해 지방정부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29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 상황이 심각하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이어 500명을 넘어서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수도권의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신 전국의 거리 두기를 최소 1.5단계로 통일하고, 수도권은 ‘강화된 2단계’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아직 수도권 2.5단계는 성급”

당초 방역당국은 지역별로 시행 중인 거리 두기 격상 효과를 기다려볼 방침이었다. 보통 거리 두기 효과는 1, 2주 후 나타난다. 수도권은 24일부터 2단계로 격상했다. 빨라야 다음 달 1일경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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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행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방역당국의 분위기도 조금씩 급박해지고 있다. 26일 오후 8시에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생활방역위원회(생방위)가 예정에 없던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선 △전국을 최소 1.5단계로 통일 △수도권은 ‘핀셋 방역’ △2.5단계 상향 여부는 추가 논의 등에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 2단계 격상이나 수도권 등의 2.5단계 상향에 대해선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생방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은 단계를 올리기보다 모임 금지 인원을 강화하거나 생활치료센터 확충 등 정밀 방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라며 “전국적 2단계도 아직 성급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년층 확진자 비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확진자 수에 너무 매달리지 않아야 한다”며 “방역 정책을 강하게 하면 경제 폐해가 커 의료 역량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수도권의 2.5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2.5단계가 발령되면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등의 영업이 전면 중단된다. 대신 생방위 의견대로 사우나와 실내체육시설 등 일부 고위험시설에 국한해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비수도권의 경우 1.5단계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는 권역이 있어서 지자체와 전문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현실은 전국적 2단계 격상 수준

현재 확진자 발생 상황만 놓고 보면 이미 전국적 거리 두기 2단계 기준을 충족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국적 2단계 기준은 1주간 전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평균 300명을 넘을 때다. 27일 현재 1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382.4명이다. 확진자 수는 2.5단계 기준에도 근접했다. 2.5단계는 △1주간 일평균 확진자 400∼500명 이상이거나 △일일 확진자가 전날에 비해 2배로 증가하는 이른바 ‘더블링’ 현상일 때 내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5단계로 선제 격상해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1차 대유행은 올해 봄, 2차 대유행은 늦여름에 시작됐다. 반면 3차 대유행은 겨울철로 접어드는 시기에 발생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층은 감염되면 경증을 앓는다는 사실이 퍼져 있어 경각심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1, 2차 대유행 때와 환경도 다르고 국민들의 인식도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한의사협회도 27일 대국민 권고문을 내고 “방역의 가장 큰 적은 코로나19 불감증”이라며 “젊고 건강한 시민들이 노약자와 만성질환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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