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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베트남서 ‘코로나 배양접시’ 취급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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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필리핀을 방문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마닐라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군수품 전달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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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일 베트남을 순방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NSC)보좌관이 베트남에서 ‘인간 배양접시(human petri dish)’ 취급을 받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은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그의 수행원 등 대표단이 도착했을 때 이들을 하노이에 있는 고급 호텔의 한 층에 몰아넣었다. 식사는 룸서비스로 호텔방 문 앞에 음식을 두는 식으로 제공됐다. 대표단을 만나는 베트남 공무원들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보호장비를 착용했고, 대표단은 코로나 검사도 철저히 받아야했다.

비행기에 탑승했던 미 공군 승무원은 베트남에 머물수도 없었다. 대표단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동안 항공기는 태국에서 머물러야했다. 블룸버그는 “베트남 당국자들이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그의 수행원을 ‘인간 배양접시’ 취급했다”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도 방문했는데, 여기서도 대표단은 마스크 위에 추가적으로 플라스틱 안면보호대를 착용할 것을 요구받았다.

베트남과 필리핀 당국이 이런 조치를 한 것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근무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개최한 백악관 대선 직후 연 모임에 참석한 백악관 직원들이 코로나에 대거 감염된 바 있다. 브라이언 잭 백악관 정무국장과 그의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힐리 바움가드너 정치고문이 당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앞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해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데이비드 보시 트럼프 대통령 선거 고문 등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역시 모두 백악관의 야간 파티에 참석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과잉대응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후 오브라이언 순방단이 필리핀에 도착했을 때 함께 비행기에 탑승해있던 승무원 중 한 명이 발열증세를 보였다. 해당 승무원과 그와 근거리에서 접촉한 두 명의 NSC 관계자는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자가격리됐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탑승한 비행기는 공군 소속 승무원을 태우지 않고 미국으로 떠났다. 해당 승무원은 이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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