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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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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미술가 미야지마 다쓰오 "인간이 자연 통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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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바톤 개인전 '모든 것은 연결된다'

연합뉴스

미야지마 다쓰오 'Unstable Time S-no.5' [갤러리바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일본 현대미술가 미야지마 다쓰오(63)는 숫자를 표시한 발광다이오드(LED) 설치 작품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다.

주로 1부터 9까지의 LED 숫자를 철제 구조물이나 벽체, 바닥에 고정한 형태였던 그의 작품에 최근 변화가 생겼다.

신작 역시 LED와 숫자를 사용하지만 천에 박음질하거나 작은 나무판 위에 올려놓는 등 가변적이고 불규칙한 모습이다.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지난 26일 개막한 개인전 '모든 것은 연결된다(Connect with Everything)'는 이러한 변화가 드러나는 신작 'Unstable TIme'과 'Hiten' 시리즈 등을 소개한다.

일본 도쿄에서 작업 중인 미야지마 다쓰오는 27일 화상 연결을 통해 "신작들은 대부분 불확실성을 내포한 작품들"이라며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코로나19 시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와 과학이 발달한 세상이지만 코로나19가 왜 발생했는지도 확실치 않다. 14세기 흑사병과 같은 상황"이라며 "인간이 과학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연을 통제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stable Time'은 여러 개의 LED 숫자를 붙인 천을 벽에 설치한 작품이다. '불안정한 시간'이라는 제목처럼 LED가 달린 천이 주름지고 LED 무게에 아래로 처지는 등 우연성이 나타난다.

중국 둔황 막고굴 벽화 '비천(飛天)'에서 영감을 얻어 하늘을 나는 선녀 이미지를 담은 'Hiten'도 마찬가지다. 불규칙하게 벽에 붙은 나무판 위에 놓인 LED 숫자 위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아래로 늘어진 전선도 제각각이다.

작가는 LED 등 전자 소재를 활용한 작업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이번 전시에는 회화 설치 작품도 내놨다. 관람객이 1부터 9까지 숫자가 쓰인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대로 디지털 숫자 형태의 그림을 바꿀 수 있게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예견할 수 없는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했다"며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숫자도, 하늘을 나는 선녀의 움직임도 예측할 수 없다. 신작은 이동과 변형이 가능한 특성을 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시간의 변화, 인간의 존재에 대해 탐구해왔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등에서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였으며 세계적인 미술기관에서 여러 차례 전시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미국 샌타바버라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고, 현재 모리미술관 일본 현대미술 거장 특별전 'STARS', 지바 시립미술관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02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내 갤러리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코로나19 사태로 내면을 돌아보고 전시 준비를 확실히 할 시간이 많았다"라며 "한국을 좋아하고 김치와 비빔밥 등도 먹고 싶은데, 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야지마 다쓰오 'Hiten-no.2' [갤러리바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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