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밀어부쳐...英 지원사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 대학이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표본.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꼬리를 무는 신뢰성 논란에도 효능을 자신하며 임상시험을 확대한다고 예고했다. 동시에 영국 정부와 현지 전문가들은 백신의 효과를 강조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스카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AZD1222'와 관련된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사흘 전 발표한 3차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일부 학계 반응에 대해 "더 좋은 효능을 확인할 만한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에 검증해야 한다.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임상은 국제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이미 우리가 뛰어난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필요한 참가자 숫자와 소요시간 모두 줄어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적합성 평가를 공식 요청했다. 영국에서는 백신 허가 첫 단계로 정부가 독립 규제기관인 MHRA에 적합성 평가를 요청한다. 같은날 영국 정부의 패트릭 밸런스 수석과학고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정이 어떻게 됐든) 가장 중요한 결과는 백신이 통한다는 것이고 이는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고 답했다.

보리스 정부의 크리스 위티 의학 수석 고문 역시 같은 질문에 대해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는 늘 과학적인 논쟁이 있다"며 "안전성에 대해서는 규제당국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공립대학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로버트 윈스턴 교수는 비록 해당 백신에 논란이 있지만 "우리가 인류에게 매우 좋은 것을 확보하고 있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헬렌 플레처 면역학 교수는 "임상시험 초기단계는 안전 점검이 최우선이며 공개된 안전 관련 자료는 매우 우수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영국 밖의 시선은 싸늘하다. CNN는 특히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속 말을 바꾼다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 발표에서 'AZD1222' 3차 임상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등 경쟁사들은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절반에게 실제 백신을 주고 나머지에게 가짜약을 준 뒤 충분한 수가 코로나19에 걸릴 때까지 기다렸다. 이후 목표 감염자 숫자를 확보하자 감염자 가운데 백신을 맞고도 바이러스에 걸린 비율을 추적해 효과를 계산했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이달 발표에서 95% 이상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경쟁사와 사뭇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빈약한 효능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시험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 참가자를 2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2개 그룹 모두 1개월 간격으로 2차례 백신을 맞았다. 첫번째 그룹(8895명)은 2차례 접종 모두 각 1병씩 정량을 접종받았다. 두번째 그룹(2741명)은 1차 접종에서 반병, 2차 접종에서 1병을 접종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감염자 수가 131명이 되었을때 환자를 점검한 결과 감염자 가운데 101명이 가짜약을 받았던 참가자였으며 30명이 백신을 맞고도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확인했다. 30명 중 27명은 첫번째 그룹에서 나왔고 3명은 두번째 그룹에서 나왔다.

결과적으로 백신을 정상적으로 투약 받은 첫번째 그룹의 면역 효과는 62%였지만 백신을 정량보다 적게 받은 두번째 그룹의 효과는 90%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왜 백신을 적게 투여했는지, 어째서 적게 받은 쪽의 면역효과가 더 좋은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메네 팡갈로스 부사장은 24일 발표에서 두번째 그룹의 백신 용량이 측정 실수였으며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실수는 했지만 어차피 당국의 허가를 받을 만한 면역력은 갖췄으니 상관없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청(FDA)는 코로나19 백신의 최소 면역 효과를 50%로 잡았다. 소리오 CEO는 26일 인터뷰에서 "면역효과가 이토록 높게 나올 줄은 몰랐다"며 "사람들이 이번 임상을 실수라고 부르는데 이건 실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는 FDA가 아스트라제네카에게 백신 긴급사용 허가를 내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회사 측이 두번째 그룹의 90% 효과를 놓고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두번째 그룹에 55세가 넘는 코로나19 취약 계층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주가는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약 6% 추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