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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사설] 기업의 생존형 혁신인사, 정부도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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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라 발표되는 대기업 임원인사는 그들이 얼마나 위기를 느끼고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지를 보여준다. 연일 혁신 인사다. 코로나19로 엄혹한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롯데그룹은 26일 평소보다 한 달이나 앞당겨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임원 직제 슬림화를 진행했다.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작년 대비 80% 수준에 맞추면서 100명 넘는 임원이 옷을 벗었고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특히 부사장급 이상에선 임기도 따로 두지 않아 철저한 책임경영과 성과주의가 실행되도록 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바꾸며 대대적인 인사혁신을 준비해왔다.

LG그룹은 ‘젊은 피’인 40대와 여성을 대거 기용하며 조직에 쇄신 바람을 불어넣었다. 45세도 안 되는 젊은 임원이 무려 24명이나 발탁됐다. 간판회사인 LG전자의 신규 임원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 비중이 무려 70%를 넘는다.

아직 인사의 뚜껑이 열리지 않는 삼성이나 현대차, SK를 비롯한 대기업들도 변화와 안정이 겸비된 혁신에 고심하고 있다. 언제나 한발 앞선 경영 혁신을 보여온 그들이다. 오늘날 경영 성과가 그걸 증명한다. 이번에도 확실한 실험을 할 것이다.

올해처럼 기업의 리더들이 딜레마에 빠져 속수무책으로 힘들어하던 시기도 없다. 코로나19는 인간의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비용을 절감하고 버티는 것은 이제 생존 전략이 아니다. 과거처럼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정도로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잠깐만 주도권을 잃어도 단기간에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 핸드폰 거인 노키아의 몰락 사례는 이제 흔한 일이 되어간다. 목표와 방향의 수정에는 전략적 민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건 사람이 하는 일이다. 기업들이 인사혁신에 이토록 매진하는 이유다.

어려울 때마다 기업들의 생존전략은 대부분 성과를 거뒀다. 그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저력이다. 코로나19도 극복해낸 역경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부도 다를 바 없다. 기업에서 배워야 한다. 성공사례를 받아들여야 한다. 행정부처에도 인재들이 적재적소에서 맘껏 능력을 펼치게 할 인사 혁신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이 개각이다. 정치를 배제한 장관 인사가 절실하다. 정치적 목적의 장관 인선이 가져온 폐해는 더 이상 사례를 거론할 필요도 없다. 지금도 한창 진행 중이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기업 인사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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