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첫 내부 출신 CEO '황현식號 LGU+', 화웨이 리스크·5G 부진 돌파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LG유플러스, 내년 3월 황현식 사장 체제 시작
떨어지는 5G 시장 점유율… ‘계륵’ 된 화웨이 장비
황현식 사장, 회사 대표 통신통으로 내부 기대감 높아

LG유플러스(032640)가 지난 25일 정기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황현식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사진)을 선임했다. LG유플러스 내부에서 성장한 인물로는 첫 CEO(최고경영자) 취임 사례다. KT(030200)처럼 직급도 기존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사장으로 낮췄다. 이로써 이동통신 3사 모두 사장 대표 전문경영인 체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한다. 황 사장의 임기는 하현회 부회장이 임기를 마치는 내년 3월부터 시작한다. 황 사장이 맞이할 LG유플러스의 과제는 크게 세가지로 분석된다.

조선비즈

황현식 LG유플러스 신임 대표이사. /LG유플러스 제공




◇5G서도 굳어지는 ‘4:3:3’ 점유율 구도

먼저 올해 하반기들어 경쟁사들과 다시 벌어지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격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G 상용화 초기 시장 점유율 30%에 근접하며 SK텔레콤(017670)과 KT를 위협했다. LTE 시절 ‘5:3:2’였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점유율 구도를 ‘4:3:3’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의 반격으로 올해 들어 다시 ‘5:3:2’ 구조로 회귀하는 상황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5G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 46.1%, KT 30.4%, LG유플러스 23.5% 순이다.

조선비즈

(왼쪽부터)SK텔레콤 을지로 사옥, KT 광화문 사옥,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만약 이를 빠른 시일내 극복 못한다면 점유율은 굳어져 LG유플러스는 6G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만년 3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과거 LTE 시대 진입 시 업계 최초로 전국망을 구축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바짝 좁혔던 것처럼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통신 전문가인 황 사장을 CEO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황 사장은 회사의 대표 통신통으로 내부 기대감이 높다.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해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담당 등을 역임했다. 이후 ㈜LG 통신서비스팀을 거쳐 LG유플러스에 합류했고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LG그룹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다.

◇화웨이의 한국 진출 우려 표했던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두 번째로 미국 바이든 대통령 시대에도 지속될 화웨이 리스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화웨이 5G 통신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 하락과도 연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택하지 않은 SK텔레콤 등을 ‘클린 통신사’라고 하며 직접적으로 LG유플러스를 문제 삼은 바 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7월 미국의 5G 안보 정책을 설명하는 화상 브리핑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LG유플러스 같은 회사들에게 믿을 수 없는 공급자로부터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로 옮길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해도 화웨이에 대한 지속적 압박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과거 LTE 기지국 구축 당시 수도권 북부 지역에 화웨이 통신 장비를 처음 도입했다. 이에 미국 부통령직을 수행하던 바이든 당선인은 2014년 한국을 방한해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화웨이의 한국 진출에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LG유플러스의 5G 커버리지 중 화웨이 비중은 30% 수준이다. 관건은 내년 상반기 구축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5G 28㎓(기가헤르츠) 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지 여부다. 진짜 5G 서비스라 할 수 있는 28㎓ 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LG유플러스의 결정으로 한·미 통상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쟁사에 밀리는 신사업 존재감

마지막으로 통신업계의 탈(脫) 통신 흐름 속에서 SKT, KT와 비교해 떨어지는 신사업 존재감이다. 그동안 앞다퉈 비통신 사업에 집중하는 경쟁사들의 행보와 달리 LG유플러스는 본업인 통신사업에 집중하며 기회를 찾는다는 목표를 가졌다. 이를 위해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조선비즈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각 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쟁사들의 경우 이미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상당 수준 높였다. SK텔레콤은 미디어·융합보안·커머스·모빌리티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전체 매출에서 비통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015년 약 27%에서 2019년 36%까지 끌어 올렸다. 이를 향후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또 최근 모빌리티 사업도 분사를 결정하고, 아마존과 커머스 분야를 협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KT도 2025년까지 별도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비통신 분야 비중을 50%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B2B ICT 서비스 사업 개발에 집중한다. 새로운 B2B 기업 브랜드인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이에 LG유플러스도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 트렌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혁신과 미래 성장 동력의 발굴이 필요한 시기"라며 지난 황 사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황 사장은 올해부터 모바일과 IPTV, 인터넷 등 스마트 홈을 통합한 커스터머사업총괄 사장을 맡아 유무선 사업을 탁월하게 리딩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는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