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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의 중앙지검 간부들까지… 검사 1000여명 실명 걸고 秋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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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 전국검사 절반 이상이 반발 - ‘文정권 vs 검찰’로 확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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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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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검장들의 공통된 의견을 개진합니다.” (26일 오전 10시 10분)

“대검 중간 간부들은 아래와 같이 의견을 모았습니다.”(오전 11시 9분)

“의정부지검 평검사들의 일치된 입장입니다.”(오전 11시 41분)

“일선 검사장들의 현 상황에 대한 의견입니다.” (낮 12시 56분)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은 참담함을 느낍니다.” (오후 9시 34분)

26일 전국의 고·지검장과 차·부장 검사, 평검사들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윤석열 총장 직무 정지’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올렸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과, 검찰 일반직 직원들을 총괄하는 일선 검찰청의 사무국장들도 동참했다. 일선의 한 지검장은 “검사가 된 뒤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고 했다. 한 검찰 간부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검찰 농단’이 ‘정권 수사에 대한 부당한 보복’이라 인식한 검사들이 폭발하고 있다”며 “‘검란(檢亂)’이 시작됐다”고 했다.

◇하루 만에 내부망 댓글 ‘2300개’

25일부터 이날까지 이프로스엔 전국 41개 일선 검찰청(지검 14곳, 지청 27곳) 평검사들의 성명이 줄이어 올라왔다. 전국 18개 지검 중 서울남부, 인천, 전주, 제주지검만 빠졌다. ‘동조 댓글’은 2300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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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반대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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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처음 개최됐던 평검사 회의는 이날 오전 의정부지검 평검사들이 이어받아 회의를 가진 뒤 오전 11시 14분쯤 그 결과를 게시했다. 그들은 “검찰의 행정적 예속을 빌미로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훼손하고 국가 사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대전지검 천안지청 평검사들은 “정확한 진상 확인 없이 발령된 직무 배제 명령은 위법하고 부당한 조치”라고 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도 이날 밤 “몇 개월간 지속된 일련의 사태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추 장관 지시는) 헌법이념인 적법 절차 원칙과 법치주의에 중대하게 반하는 것”이라며 “관련 조치를 즉시 취소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후 5시 36분에는 전국 검찰청 사무국장들이 ‘전국 사무국장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검찰 업무의 중립성 및 독립성을 침해하는 처분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서울서부지검 및 부산지검 부장검사, 그리고 대검 중간 간부 27명도 비판 성명을 냈다.

◇고검장들까지 “정권 수사 보복”

평검사에서 시작된 검사들의 집단 행동에는 검찰 최상층부도 동참했다. 장영수 대구고검장은 이날 오전 이프로스에 ‘최근 검찰 상황에 대한 일선 고검장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올렸다. 장 고검장을 비롯해 조상철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등 6명 공동 명의로 게재됐다. 차관급인 전국 일선 고검장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형사 사법의 영역인 특정 사건의 수사 등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 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검장들이 에둘러 표현했지만, 윤 총장 직무 정지가 월성 원전, 울산 선거 개입 등 정권 수사 등에 대한 보복이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정오쯤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도 일선 검사장 17명의 공동 명의로 적힌 성명서를 이프로스에 올리고 “법적 절차와 내용에 있어서 성급하고 무리하다고 평가된다”며 “대다수 검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검사 개인별 비판… ”개혁 쓰레기통”­

검사 개인이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비판도 이어졌다.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이프로스에 “현 정권과 장관이 말하는 검찰 개혁의 진정성은 쓰레기통에 처박힌 지 이미 오래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8월 대검 형사1과장으로 근무하며 ‘채널A 사건’ 수사를 놓고 ‘추미애 라인'인 당시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현 서울동부지검장)과 충돌했었다. 박 부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한 검사들을 제거하고 앞으로도 그와 같은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싹을 자르겠다는 경고”라며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보면 가히 ‘검찰 농단’이라고 칭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했다. 이어 “(검사들이) 메피스토펠레스(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파우스트는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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