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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망상조 꺼낸 왕이…실질협력 통한 중국 쪽으로 당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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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위한 중국 협력을”

한겨레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지난 25일 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을 26일 만나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중국의 계속적 협력을 당부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양국이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견뎌내 반드시 더 넓은 전망을 맞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내년 1월 말 출범하는 ‘바이든 시대’를 맞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중국의 협력에 무게를 뒀다면, 중국은 실질협력을 통해 한국을 중국 쪽에 끌어당기려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왕 부장과 만나 “우리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왕 부장은 이에 대해 “남북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호응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도쿄(2021년)·베이징(2022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다. (두 올림픽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평화 올림픽’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필요한 한-중-일 3개국 정상회의 연내 개최 의지를 보이며 “우리 정부는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왕 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에게 전한 시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통해 “국빈방문 초청에 감사하고 여건이 허락될 때 방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한국에서 만나뵙길 기대한다”고 답해 현실적으로 연내 방한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날 한·중 외교당국은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이 경제·인적·문화적 교류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긴밀하게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지만, 일부에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간 소통 강화를 위해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개최하는 등 “양국 간 각종 대화체를 활발히 가동하고 교류사업을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요약한 반면, 중국은 이날 합의한 10개 항목의 공통인식을 정리하며 “중-한 외교·안전 2+2 대화(외교·국방 당국 연석회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2 대화는 동맹 혹은 그에 준하는 국가들 사이의 회의체란 성격이 짙어, 한국을 자기 쪽으로 끌려는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왕 부장은 이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공통의 적이나 어려움에 맞서 서로 망을 봐주며 돕는 ‘수망상조’(守望相助)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한-중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이 염두에 둔 협력과 대응의 대상은 1차적으로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위기인 것으로 보이지만, 때에 따라 중국에 대해 포위 전략을 구사하는 미국이 될 수도 있다.

이희옥 성균관중국연구소 소장은 중국의 이런 태도에 대해 “한-중 간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서 미-중 파고 속에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에 경도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한편 왕 부장은 이날 저녁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최한 만찬에서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합의는 북-미 관계에서 중요한 진전이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아울러 중국 쪽이 올해 목표로 삼았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한다.

김지은 노지원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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