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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부당한 직무배제”…검사들, 줄지어 입장문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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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저녁 6시,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가 감찰해보니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만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담당 재판부에 대한 불법 사찰 의혹 ▲채널A·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 대한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관련 정보 외부 유출 ▲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대한 위엄과 신망 손상 ▲감찰 과정에서의 협조 의무 위반 등 6개에 달하는 윤 총장의 비위 혐의가 구체적으로 포착됐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에 윤 총장은 20분 만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ㆍ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어제부터는 직무 정지 효력으로 인해 대검에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총대 멘 전국 고검장과 대검 중간간부들

장관이 총장에 대해 직무 배제·징계 청구 조치를 내린 건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이러한 추 장관의 조치를 비판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검찰의 최고위급 간부들인 전국 6개 고등검찰청장이 입장을 내놨습니다.

조상철 서울고검장 등은 “검찰총장의 임기제도는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 외풍을 차단하고 직무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률적 장치”라고 먼저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나 직무집행 정지 결정에 대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나 추 장관이 밝힌 징계 청구 사유를 두고는 “검찰총장의 개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총장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추 장관이 밝힌 6가지 비위 혐의 대부분이 총장 개인의 욕심을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찰 조직을 위해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이라는 뜻입니다.

고검장들의 글이 올라오고 1시간여 뒤 대검찰청 중간 간부들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취지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집행 정지를 재고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해당 내용이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충분한 진상 확인 과정도 없이 이뤄졌기에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나 이 입장문을 올린 대검 중간 간부 가운데엔 눈에 띄는 이름도 있습니다. 바로 정태원 대검 감찰3과 팀장입니다. 감찰3과는 어제 ‘판사 사찰 문건 의혹’과 관련해서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부서입니다.

그는 입장문에 이름을 올린 데에서 나아가, 댓글을 통해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직무집행 정지와 유사한 직위해제와 관련해, 법원은 중징계를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공무원이 계속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일선 지검장들 등판…평검사들도 가세

오후 들어서는 일선 지검장들도 나섰습니다.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을 필두로 한 전국 17개 검찰청의 수장들이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직무 배제와 징계 청구는 법적 절차와 내용에 있어 성급하고 무리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니 장관의 판단에 대해 다시 생각해달라”는 취지입니다.

고검장·지검장 등 검사장들이 나선 데 이어 평검사들도 줄지어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어제 이미 비슷한 입장을 올린 대검찰청 소속 검찰연구관들과 부산지검 동부지청 소속 평검사들에 이어, 오늘은 서울동부지검·의정부지검·수원지검·춘천지검·대전지검·청주지검·대구지검·광주지검 그리고 천안지청 소속 평검사들이 잇따라 총장 직무배제가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추 장관이 언급한 윤 총장의 비위 혐의가 직무 배제를 할 만한 사안인지 명확치 않은 데다, 비위 행위가 실제 있었는지도 판가름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직무를 정지시키는 건 온당치 않다는 것입니다.

아직 입장문을 올리지 않았지만, 각 지검 등에서 추가로 평검사 회의를 열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그들 또한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조치 등이 위법·부당하지 않으냐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들 합니다.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심의위원회는 다음 달 2일 오후에 열릴 예정입니다. 그곳에선 위원들이 모여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느 수준의 징계가 적당한지 등을 논의하게 될 텐데요.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추 장관 조치에 대한 검찰 내부의 비판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은 기자 (279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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