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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영혼 팔지 말자”… 들불처럼 번지는 검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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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일선 검찰청 10여곳 검사 회의

검사장 17명 “秋, 정치적 중립성 훼손”

이성윤·김관정·이정수 지검장은 빠져

법조계 “검찰 하나로 묶는 계기 돼

일부 기득권 개혁명분 퇴색 할 수도”

임은정 SNS에 “검찰 시대 저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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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입문 안쪽으로 검사선서가 보이고 있다. 이날 평검사부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전국 검사장 등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가 부당하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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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로서의 양심을 지키고, 영혼을 팔아넘기지 말자.”

2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박영진 울산지검 형사2부장이 게시한 글 중 일부로, 최근 검사들의 울분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이날 고검장과 지검장, 차장·부장검사, 평검사들이 회의 등을 거쳐 중론을 모은 성명서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재고해 달라는 항의 내용이 담겼다.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에 이어 평검사뿐만 아니라 고검장과 지검장까지 법무부 장관에게 성명을 내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며 직무배제 사유로 삼았지만, 검사들은 오히려 추 장관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전국 검사들 “총장 직무정지 철회해 달라”

대검찰청과 전국 일선 검찰청 10여곳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각급 검사회의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회의 대신 화상통신 등을 통해 회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들은 대부분은 전날 사법연수원 34기 이하 대검 검찰연구관들과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이 발표한 집단성명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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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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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프로스에 가장 먼저 입장을 발표한 것은 고검장들이었다. 조상철 서울고검장 등 일선 고검장 6명은 “검찰총장의 임기제도는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 외풍을 차단하고 직무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률적 장치”라며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에서부터 직무 집행정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다. 판단 재고를 법무부 장관께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준성 수사정보담당관 등 대검 중간간부 27명도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는 위법, 부당하다”며 “법치주의를 훼손하므로 직무집행 정지를 재고해 달라”고 추 장관에게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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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서울동부지검과 대구지검, 의정부지검, 천안지청 평검사 등이 직무집행정지를 철회 혹은 재고해 달라며 성명서를 냈다.

특히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등으로 윤 총장과 각을 세워온 이성윤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의 성명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사법연수원 35기 부부장검사들은 “검찰총장 직무정지는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이뤄져 절차적 정의에 반하고 검찰개혁 정신에도 역행한다”며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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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고검을 잇는 구름다리를 건너는 검찰 관계자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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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도 성명… 중앙·동부·남부는 빠져

일선 검사장들 역시 의견을 모아 성명서를 내긴 했지만, 추 장관이 보직한 일부 인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 등 17명의 검사장은 “대다수 검사들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걱정한다”며 “직무정지와 징계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성명서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올해 지검장 취임 이후 각종 사건으로 윤 총장과 갈등을 빚었고, 추 장관이 수사지휘한 윤 총장 가족 및 측근 관련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윤 총장 장모 최모(74)씨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김 지검장이 지휘하는 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의혹 수사를 맡아 불기소 결정을 내렸고, 이 지검장이 이끄는 남부지검은 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검사들에게 수사 무마 목적으로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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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 및 의무이행소송 도입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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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안팎에선 추 장관의 이번 조치가 되레 검찰을 한데 묶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검찰조직 전체가 반기를 들게 되면서 윤 총장 측근이나 특수통 검사 등 일부 기득권 검사들을 개혁한다는 ‘검찰개혁’ 명분이 퇴색할 수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해명 한 번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려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추 장관이 윤 총장이 자기 정치를 한다고 의심할 순 있지만 중간 견제장치들이 하나도 작동하지 않고 직무배제까지 관철되는 데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개혁도 준법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추 장관이 계속 권력으로만 밀어붙이면 검찰의 반발만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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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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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고,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테니 부딪치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할 (수)밖에”라며 “그럼에도 검찰의 시대는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련의 사태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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