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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하나둘 드러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의혹…美FDA 승인 못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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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90% 예방 효과는 연구진 '실수' 따른 결과"

높은 예방률 피험집단에 고령자 없어 의구심 증폭

"데이터 오류 뒤늦게 시인하고 세부 정보도 미공개"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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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학과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평균 70%라고 발표한 것과 관련, 실수로 도출된 결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행운의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회사 측이 공개한 내용을 전적으로 믿기엔 또다른 정황이 포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연구진이 백신 3상 임상시험을 하는 도중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우선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지난 23일 발표한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보면, 평균 면역 효과는 70%로 집계됐다.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였고,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효과는 62%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복용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달라진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참가자들의 복용량이 달라진 것이 의도적인 게 아니라 연구진의 실수 탓이었다는 점이다. NYT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은 설계 단계에서 1회분의 절반을 투약했을 때 백신의 효능을 측정하도록 고안된 게 아니다”라며 “전문가들은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메네 팡갈로스 부사장은 당초 모든 참가자에게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할 계획이었지만, 측정 오류가 있어서 절반만 투약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집단에서 백신 예방 효과가 더 높게 나온 사실은 “우연한 행운(serendipity)”고 자평했다.

그러나 핵심 정보가 누락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전체 시험 참가자 중 131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백신을 처음에 0.5회분을 투약한 집단, 두 차례 모두 1회분을 투약한 집단, 플라시보(위약)를 투약한 집단에서 각각 몇 건씩의 확진 사례가 나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90% 예방효과를 보인 피험자 집단이 모두 55세 이하로, 고령자가 없었다는 점을 회사 측이 뒤늦게 시인하면서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처음 문제제기를 했던 것은 미 정부에서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몬세프 슬라위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다.

이외에도 이번 분석 결과가 영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다르게 설계된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한 것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통상 제약사들이 백신의 효능을 발표할 땐 똑같은 방식으로 설계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한다.

이같은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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