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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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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바이든 백악관 이사 준비, 양쪽 모두 순탄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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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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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9월 6일 미국 버지니아주 버지나아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왼쪽)가 마이클 플린(오른쪽)의 연설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의 주인이 곧 바뀔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사 준비가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는 아직 권한이 있을 때 측근들을 사면하며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바이든은 백악관에 입성하기도 전에 당내 파벌과 신경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사면한다고 밝혔다. 그는 "플린의 완전한 사면을 발표해 영광이다. 그와 가족에게 축하를 보낸다. 정말 멋진 추수감사절을 보내리라는 것을 안다"고 적었다.

■권력 있을 때 측근 사면, 본인까지?
미국의 국부들은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주고 적절히 행사하도록 허용하면 반란 진압과 정리 과정에서 국론 통합이 빨라진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미 연방헌법 2조 2항에는 "대통령은 탄핵과 관련된 경우를 제외하고 미국 내 범죄에 대해 형 집행을 연기하고 사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대통령은 연방 법률을 위반한 경우만 사면할 수 있으며 개별 주(州)의 법률에는 개입할 수 없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자신의 40년 지기 친구이자 비선 정치 참모로 러시아 스캔들 때문에 3년형을 선고받은 로저 스톤의 형기를 감형한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사면권을 행사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미 대선에서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2017년 특별검사 수사로 이어졌다. 플린은 특검에 앞서 연방수사국의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취임 전에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나 러시아 제재를 논의한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특검에서 허위 진술을 인정했으나 올해 1월에 혐의 인정을 철회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플린 외에도 측근 여러 명의 사면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는 트럼프가 대선 불복 주장에도 서둘러 측근들을 사면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의 임기가 곧 끝난다는 점을 인지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가 조만간 자신에게 사면권을 행사한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트럼프는 탈세와 보험사기, 사문서 위조, 성폭행 등의 의혹에 연루되어 왔으나 대통령 재직 중에 형사 소추를 받지 않는 특권 때문에 법원에 서지 않았다. 트럼프는 2018년에 자신에게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시사했으며 현행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스스로를 사면하는 조치가 이론상 가능하다. 이에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가 "심각한 권력 남용"을 하고 있다며 새 의회에서 사면권 남용을 막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전부터 파벌 싸움
지난 23일 공식적으로 당선인 신분을 인정받은 바이든은 백악관 입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바이든의 정권 인수위원회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이달 30일부터 대통령 일일 보고(PDB)를 받는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관례상 대통령 당선인에게 대통령과 비슷한 기밀 수준의 안보 브리핑을 제공하지만 바이든의 경우 트럼프 정부의 당선인 확정이 늦어지면서 PDB를 받지 못했다. 인수위는 이외에도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광속' 작전을 비롯해 백신 관련 브리핑을 요청했다.

그러나 바이든의 행보는 내부에서 발목이 잡히게 생겼다. 바이든은 지난 24일 6명의 안보 각료 지명자를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여성은 2명, 흑인은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대사 지명자 1명 밖에 없었다. 6인 모두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 관료 출신이다.

정치 매체 더힐 등 현지 언론들은 민주당 내부에서 흑인과 좌파, 초기 바이든 캠프 인사들이 이번 지명에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이달 대선에서 중도 노선을 강조하며 민주당 내 급진 세력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다. 흑인 및 좌파 진영은 바이든이 도움을 받아 놓고 내각 구성에서 자신들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인 제임스 클라이번은 25일 인터뷰에서 "이번 인선이 흑인에게 공평하게 검토됐다고 하지만 흑인 여성 1명 뿐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엘리자베스 워런이나 버니 샌더스 같은 강성 좌파를 장관에 앉혀야 한다는 좌파 진영의 요구에도 24일 인터뷰에서 의회 인준 통과가 우선이라고 시사했다. 아울러 바이든 선거 캠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오바마 정부 참모들이 선거가 끝난 뒤에나 얼굴을 내밀어 요직을 채간다며 바이든이 선거 초반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홀대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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