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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타이어 장녀 조희경 이사장 “조현범 사장, 부도덕적 사익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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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성년후견심판 청구인 면접조사 참여 위해 미국서 입국
한국일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 주주로 떠오른 차남 조현범(왼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 장남 조현식(오른쪽)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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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83)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53)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범(4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 이사장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아버지는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중시했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자를 발탁해 세계적인 타이어 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며 “부도덕한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고, 지주사 사명변경 등 중대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해서 손실을 끼친 조현범 사장을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 청구인으로 면접조사를 받았다. 지난 7월 30일 부친이 막내 아들 조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식 2,194만2,693주를 2,400억원 상당에 매각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이유로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해외에 거주하던 조 이사장은 최근 귀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법원에 출석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님은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셨고, 가정에선 화합을, 회사에선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하셨던 분”이라며 “이런 아버님의 신념과 철학이 무너지는 결정과 불합리한 의사소통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비밀리에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승계가 갑자기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버님은 소리소문 없이 함께 걷는 아이들과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매년 20억원씩 10년동안 후원하면서, 사업을 하나하나 챙겼다”며 “아버님의 열정과 헌신으로 가장 모범적인 재단으로 성장해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조 사장에게 지분이 넘어간 과정에 대한 의혹을 밝히고, 조 회장의 경영철학을 다시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왜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이런 일들이 어떻게 해야 바로잡혀갈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그래도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모든 것이 바로 잡혀가기를 바라고, 아버님의 뜻과 백년대계인 기업의 경영철학이 올바로 지켜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는 조 회장의 지분을 모두 매수한 조 사장이 지분율 42.9%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이어 장남인 조현식(50)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19.32%, 차녀인 조희원(52)씨 10.82%, 장녀 조 이사장 0.83% 등의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이사장이 아버지에 대한 성년후견 청구인으로 신청한 가운데, 장남 조 부회장, 차녀 조희원씨 등은 성년후견심사에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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