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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코라시아포럼] 문정인 "북한, 인내하면 트럼프 시대보다 더 큰 기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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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최문선 정치부장 대담
한국일보

코라시아 포럼 2020이 '바이든 시대, 아시아 한반도의 미래는'을 주제로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 최문선 한국일보 정치부장이 '바이든과 김정은, 새로운 북미관계'에 대해 특별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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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인내하면 트럼프 시대보다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25일 ‘바이든 시대’의 북미 관계를 이같이 전망했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주최 ‘2020 코라시아 포럼’ 중 ‘바이든과 김정은, 새로운 북미관계’를 주제로 한 특별 대담에서다. 문 특보는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쪽과 직접 연결하는 건 힘들 것이다. 남북 대화를 재개해 서울을 통해 워싱턴과 접촉하는 것이 북한 입장에서 훨씬 쉬운 길이 될 것”이라며 북핵 해결을 위한 남북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특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면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미 동맹이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 문제 해결이 더 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은 최문선 한국일보 정치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한국일보

코라시아 포럼 2020이 '바이든 시대, 아시아 한반도의 미래는'을 주제로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 최문선 한국일보 정치부장이 '바이든과 김정은, 새로운 북미관계'에 대해 특별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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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작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 바로 나서진 않을 것이다. 단, 북한이 도발을 인내하고 남측과 충분히 대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북핵 문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톱다운(top-down·하향식)과 바텀업(bottom-up·상향식) 방식을 절충해 움직일 것으로 본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실질적 핵 폐기 과정에 들어간다면, 바이든 당선인이 신임하는 인사를 고위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해 대북 협상에 나서는 '절충형 방식'을 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페리 프로세스(1999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포용정책)를 재현할 수도 있다.”

-북한이 인내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벼랑 끝 전술’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은 없나.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긴 한가.

“김 위원장이 '벼랑 끝 전술'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 북한이 그 전술을 쓸 이유가 없다. 2018년 4월과 9월 남북 정상회담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분명하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진 못했지만 내가 경험한 북한의 고위당국자들의 생각은 조건만 맞으면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북미 협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우리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나.

“내년 1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한 뒤 5, 6월까진 장관 청문회가 이어질 것이다. 그 사이에 우리가 준비할 시간이 있다. 북한이 인내하고 자제하는 행보를 보이고 남북이 대화하면, 트럼프 때보다 더 큰 반전의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
한국일보

한국일보가 주최한 2020 코라시아포럼이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바이든과 김정은, 새로운 북미관계'를 주제로 최문선 정치부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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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은 동맹주의자다. 동맹국인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을 텐데.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다. 우리는 방위비(1조389억원)의 13% 인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받을 것으로 본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복잡할 것이다. 중국 견제 차원에서 주한 미군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시키면 전작권 전환 문제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은 임기 내 전환인데, 그 지점에서 갈등이 있을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의 '케미'(호흡)는 어떨 것 같나.

“문 대통령은 상대방에 군림 안 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때문에 모든 정상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상대를 배려하면서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것이 문 대통령 장점이라, 바이든 당선인과도 잘 맞을 것이다. 70년 한미 동맹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만큼 한미 정상이 가까웠던 적이 없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같은 민주당이고, 지향하는 가치도 비슷하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사이에 선택을 강요할 가능성은. 부통령으로 방한한 2013, 박근혜 당시 대통령 면전에서 ‘미국 반대편(중국)에 베팅하지 말라’고 직격했는데.

“바이든이 말 실수로 유명한 분이긴 한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으로서 한국이 미국· 중국 사이에서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할 것이다. 그 부분은 우리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처럼 미중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으므로 지금 당장 선택하라는 식의 접근은 안 할 것이다. 미중 관계가 트럼프 때처럼 나쁘지도 않을 것이다. 미중 협력이 안 되면 북핵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걸 바이든 행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에 '와일드카드'를 갖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일 3각 공조를 중시하는 만큼, 미국 중재로 한일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바이든 당선인은 한일 관계를 방치했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르겠지만, 한일 관계 개선이 쉽지만은 않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지속적으로 경제 협력을 우선시하자고 말해왔지만, 일본은 위안부 합의나 강제동원 배상 문제 등 역사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내년에 재집권하려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7월 일본 도쿄올림픽이 ‘남북 관계·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좋은 발상이고,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현실적으로 내년에 도쿄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장수현 인턴기자 jangsue01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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