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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文정권, 野 반발 무시 '검찰·국정원' 힘 빼기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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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이 검찰·국정원 힘 빼기 및 수사기관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회의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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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개정, 검찰총장 사퇴 압박…국정원 수사권은 경찰로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정권의 검찰·국가정보원(국정원) 등 기존 수사기관 힘 빼기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하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강행하는 한편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의 대공수사권도 경찰로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여당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다. 야당은 민주당의 수사기관 대대적 개편 시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수적으로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 거대여당의 독주를 견제·저지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3차례 회의 끝에 적합한 후보자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파행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25일 재가동에 들어갔다. 같은 시각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열고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했다.

공수처장 추천위에서 야당의 반대로 최종 후보 추천이 무산되는 즉시 야당을 배제하는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4차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회의는 4시간 회의 끝에 빈손으로 종료됐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현안 브리핑에서 "박 의장 중재로 재가동되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반드시 후보 추천이 완료돼야 한다"며 "소수의견 존중 규정을 악용한 일부 위원들의 '반대를 위한 반대'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의 방해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실패할 경우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개정 절차에 바로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을 의결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야당의 반발·불참 속 공수처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강조했던 '야당의 동의가 있어야 공수처장 추천이 가능하다'는 본인들의 주장을 법 시행도 전에 뒤집어야 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여당 간사 백혜련 의원은 소위 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추가 논의가 필요해 의결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연내 공수처 출범 목표는 동일해 그 안에서 결정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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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 시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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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자신들이 만들고, 시행도 하지 않은 법을 뜯어고치려는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수처설치법에 비토 조항을 둔 취지가 대한민국 법조인 중 가장 적합한 사람을 고르기 위한 것"이라며 "공수처장을 선출하는 회의에서 적합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고, 갑자기 법을 고쳐야 한다는 비상식적 태도는 민주정당이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처음에 공수처법을 만들 때 국민에 약속한 것과 달리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법을 고쳐서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역사를 보면 이렇게 무리수를 둬서 성공한 정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전날 추 장관은 여섯 가지 사유를 들어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 조치를 발표했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한 것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로 야권에선 정권과 관련한 인사를 수사하는 검찰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윤 총장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그는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추 장관이 직무배제의 근거로 든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민주당은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정권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와 징계청구는 독재정권도 감행하지 못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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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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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는 사유, 절차, 관련 규정 모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폭들이 백주대낮에 무고한 사람을 집단폭행하는 장면이 겹쳐 지나간다. 윤 총장을 이렇게 쫓아낼 절박한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민주·법치국가에서 이런 일이 자행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윤 총장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언급한 것에 대해 "추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가 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윤 총장 직무배제 사유에 대한 것도 드러날 것"이라며 "그간 저희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불법지원 국조도 이번 기회에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과 동시에 국정원 개혁도 밀어붙이고 있다.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소위를 열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국정원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국정원법 개악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5공 치안본부 독재로 돌아간 것"이라며 "말 잘 안 듣는 검찰을 약화시키고, 국정원을 새로운 방식으로 개악하면서 정권의 권력 중심을 경찰로 옮기겠다는 거로 보인다. 본질은 문재인 대통령이 '문두환'(문재인+전두환)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어 "경찰은 국내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데, 여기에 수사권까지 넘겨주겠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5공 독재로, 문재인 정권이 '문두환 정권'으로 바뀌는 친문 쿠데타"라며 "권력기관을 '친문'에게 말 잘 듣는 쪽으로 몰아줘서 과거 5공 치안본부 식으로 통치하겠다는 게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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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25일 국회에서 국정원법 개정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공수사권 이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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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국정원법 개정안의 제4조1항에 경제사찰 내용이 들어간 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하 의원은 "경제질서 교란에 대한 정보수집을 할 수 있는 행위인데 쉽게 말하면, 부동산 사찰하고 기업을 사찰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업 소유권 분쟁이나 상속 문제에 혼란이 있으면 정보를 수집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개정안은 국내정보 수집권을 폐지해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사찰 등 불법행위를 할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제거했다"며 "대공 정보는 종전과 같이 수집하되 수사만 하지 않음으로써 인권침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 헌신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이 국정원이 해야 할 분야는 강화하고 잘못된 흑역사는 영원히 종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대공수사권 이관은 예산과 인사는 경찰청장의 지휘를 받지만, 수사권은 완전히 독립된 그런 기관으로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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