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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기업 22곳 유턴 ‘역대 최다’…미국서 돌아온 첫 사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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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곳서 3년 새 증가 ‘뚜렷’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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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 ‘메이드 인 코리아’ 선호에
‘한국만큼 안정적인 곳 없다’ 인식
정부, 다양한 지원책 ‘회귀’ 기여

먼바다로 나갔다 산란기가 되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떼처럼 우후죽순 해외로 진출했던 한국 제조업체들이 하나둘씩 국내로 복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환경 급변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동시에 초래되면서 해외 진출 기업들 사이에서도 ‘한국만큼 안정적인 곳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만 22개 기업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프쇼어링→리쇼어링, 효율<지속가능

1994년 부산 사상구에서 신발 제조업을 시작해 현재는 베트남에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노바인터내쇼널’은 지난달 14일 부산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노바인터내쇼널은 신발 완제품과 끈, 깔창 등 부자재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 굴지의 미국 브랜드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친환경 울 원단 직조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이 회사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선호하는 미국 고객사의 요구에 국내 ‘유턴’을 결정했다. 생산원가 절감이 베트남 사업 경쟁력의 원천이었지만, 최근 기술 혁신으로 국내에서도 충분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트렌드인 친환경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산’ 타이틀이 붙으면 부가가치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연구개발특구에 본사와 공장이 들어서면 160여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그만큼의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노바인터내쇼널의 지난해 매출은 535억원에 이른다.

노바인터내쇼널과 같은 리쇼어링은 특히 최근 3년 사이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을 기준으로 2017년 4개사에 불과했던 리쇼어링 기업은 2018년 9개, 2019년 16개에 이어 올해는 11월 현재 22개에 이른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리쇼어링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화된 보호무역 기조로 ‘자국 생산’, ‘국내 일자리’ 등이 각국 경제정책의 주요 어젠다가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또한 대선공약으로 ‘미국 내 생산’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리쇼어링 우대’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턴 이끈 ‘메이드 인 코리아’·K방역

최근 리쇼어링의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도 컸다. 각국의 봉쇄 정책으로 노동집약적 수출 산업이 대부분인 ‘오프쇼어링’(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 기업들은 올해 수출길이 막혔다. 현지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인정을 받았다.

미·중 갈등 격화도 기업들이 중국 등지에서의 유턴을 결정하는 배경이 됐다. 지난 6월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A사는 중국 현지 공장을 경기도로 옮길 계획이다. 미·중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현지에서는 경쟁력이 약화됐고, 한국 민관이 지원하는 ‘스마트 팩토리’(공장) 구축 사업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인천으로 들어오겠다는 첫 사례인 교포기업 B사도 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통상분쟁의 영향을 덜 받는 한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이다.

2013년 유턴법 제정 이후 2018년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 2020년 코로나 수출대책 등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도 리쇼어링에 기여하고 있다. 유턴 시 ‘20인 이상 고용’ 등 까다로운 기준은 없애고 법인세 감면, 스마트 팩토리 지원 등은 강화했다. 다만 유턴기업들에서는 인센티브가 아직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생산공장을 하루아침에 옮길 수 없어 해외 당국·노동자들과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국내 유턴’을 결정하고서도 현지에서 쉬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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