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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검찰개혁 과정의 진통으로 인식…‘의도적 방조’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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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윤석열 ‘사퇴 압박’…감수해야 할 정치적 부담도 커져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를 사전 보고받고도 침묵했다. 추 장관 결정이 문 대통령의 ‘암묵적 승인’하에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배경이다.

1년 가까이 이어져온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충돌이 절정으로 치닫는데도 인사권자가 일언반구도 없는 것을 두고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 거취를 대통령이 결정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양측 갈등을 검찰개혁을 위한 진통으로 보고, 추 장관의 윤 총장 감찰→징계→해임건의 수순을 의도적으로 방조하는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그간 ‘추·윤 갈등’ 과정에서 한 번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청와대는 지난 24일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한다고 발표한 지 50분 만에 추 장관 결정을 문 대통령이 사전 보고받았고, 그에 대해 별도 언급은 없었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사실상 윤 총장 직무배제 결정이 문 대통령 승인하에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청와대는 추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이고, 감찰 결과가 나온 것인 만큼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5일 “윤 총장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한마디 할 경우 그 자체가 가이드라인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징계위원회, 법원 판단 등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대통령이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추 장관 결정이 무리수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음에도 문 대통령이 제동을 걸지 않았다는 것은 추 장관을 앞세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검찰개혁이 아직 진행 중이고, 그렇다고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경질할 수도 없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감찰을 통해 사실상 윤 총장이 직접 거취를 결정하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감찰을 시작한 순간부터 예정됐던 수순”이라며 “감찰 결과가 징계위에서 받아들여지면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검찰의 조직적 반발, 여론의 역풍 등으로 문 대통령이 감수해야 할 정치적 부담도 커지게 됐다. 여권 핵심 지지층은 추 장관을 응원하고 있지만 중도층은 추·윤 갈등 장기화에 피로감을 느끼며 이를 수습하지 않는 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추·윤 사태에 대한 청와대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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